2010년 5월 30일 일요일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를 타봤습니다.

 

토요일날 출고하고 100킬로 쯤 된 친구차를 한 50여킬로 정도 몰았나봅니다. 3개 모델 중 중간급 최고급 모델이고, 별도로 더해진 것은 알미늄 휠이랑 ABS 정도인 차입니다.

영업소 소장이 직접 팔았다는데 시보레 마크로 바꾸고, 썬팅까지 되어 있었습니다.

썬팅은 다소 짙은색으로 되어 차가 검은데 썬팅까지 어두워 아예 시커먼 차로 보이더군요.

 

경차라고 타본 건 티코랑 마티즈 뿐이라 뭐 딱히 비교할 차는 없습니다.

 

따로 세워 놓았을 때는 꽤 커보이는데 모닝이랑 아토즈가 양쪽으로 서있는 마트 주차장에 대놓고 보니 그리 커보이진 않더군요.

 

처음 문을 열고 보니 시트는 인조 가죽(통칭 레쟈)이라는데 색깔이 튀어서 그런지 가죽보다는 비닐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느낌도 매끈한 게 아니고 무슨 스폰지 촉감이랄까? 의자는 상당히 푹신해서 라프의 딱딱한 의자만 앉바보니 참 어색했습니다. 차의 움직임에 따라 몸까지 따라 움직일 정도는 아니네요.

 

일단 앞좌석 공간은 충분합니다. 키 185인 제가 타도 넉넉한 공간이 나옵니다. 톨보이 스타일이니 머리가 근질거리는 느낌도 없습니다. 키가 170 근처에 0.1톤에 육박하는 차주도 좁은지 모르겠답니다. 앞에 둘이 탔는데 어깨가 닿거나 하지도 않습니다. 단, 뒤에 탄 친구는 좁다고 징징대긴 하더군요.

 

내장재는 전반적으로 괜찮은 느낌인데 라프처럼 비광택 부분들이 너무 딱딱한 게 조금 거슬립니다.

 

계기판이 앙증맞아서 차에 어울리긴 하는데 시인성은 좀 별로입니다. 속도계는 잘 읽어지는데 rpm은 처음에는 거의 못 알아보겠더군요. 좀 지나니 읽어지긴 합니다만 rpm이 표시되는 디지털 창에 너무 많은 정보가 모여있어 조금 정신 사납습니다. 트립은 연비 표시는 안되고 거리 표시만 되더군요.

 

시동이 참 빨리(응?) 걸립니다. 라프디는 스타트 위치에서 잠시 머물러야 움직이기 시작하는데 이넘은 거의 돌리는 즉시 시동이 걸립니다. 라프디 하듯이 하니깐 스타트 모터가 헛도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예전 레간자일 때도 이렇진 않은 것 같은데 여하간 빨리 걸립니다. 걍 돌렸다 놓으면 걸립니다.

 

자동이긴한데 쉬프트 인디케이터가 없는 점은 조금 불편하게 와닿았습니다. 기어 레버가 잡히는 높이는 적당한데 실제 뿌리 부분(응?)이 매우 낮아 후진이라도 할라치면 아예 아래쪽을 내려다 보고 기어를 바꿔야하는 건 조금 불편합니다.

그거랑 같이 컵 홀더의 위치도 매우 낮구요. 센터 콘솔은 없고 그 자리에 후방 용인지 중간에 그냥 넣어놓은 건지 컵 홀더가 있는데 이 역시 매우 낮아 뒷자리에 앉았던 친구는 바닥에 있는 거 주워먹는 느낌이란 악평을 ㅡ_-;;;

거기다 그 낮은 컵홀더 안에 위치한 시트 열선 스위치는 잘 보이지도 않더군요.

 

핸들의 그립감은 좀 특이합니다. 꼭 핸들 커버를 씌운 것처럼 푹신합니다. 스폰지 한층이 덧대어진 것처럼 말입니다. 크기는 뭐 적당한 것 같은데 차 크기를 생각해 조금 더 작아도 될 듯 했습니다.

 

라이트 밝기는 뭐 평균적인 수준이고 야간의 실내 조명이 참 멋집니다. 다만, 밝기 조절이 안되는데 조금만 어두웠으면 좋겠더군요. 강렬한 색은 아니지만 너무 밝다는 생각이 좀 들더라구요.

실내등이 앞에만 있는데 너무 어둡더군요. 이건 LED 교체가 필요할 듯 합니다.

 

동력 성능이 그닥 할 말이 없습니다. 1000cc 경차인 걸요.

길들이지도 않은데다 성인 남자 3명이 타고 돌아댕기다 보니 나가는 건 뭐 거의 포기 수준. 제한 속도 80 킬로인 도로에 올렸는데 적당히 밟고 가면 80을 유지하고, 조금만 발을 떼거나 언덕을 올라가야하면 60 정도로 속도가 줄어 과속 카메라는 신경 안쓰고 달릴 수 있었습니다. 라프디는 60 넘어서면 엔진 소음이 거의 없어 멍하니 가다보면 과속하기 일쑤거든요.

역시 시내 용이랄까요.

하지만 수출용으로 나온다는 1200cc면 딱 좋겠단 생각이 들더군요.

 

하체는 괜찮습니다. 라프만큼 딱딱하진 않지만 80킬로 정도의 속도까지 상당히 안정적입니다. 조금 더 안정적으로 하자면 톨보이 스타일임을 고려하여 다운 스프링 정도는 끼워주는 것도 괜찮을 듯 합니다.

 

불평불만 위주로 써진 것 같은데 경차나 소형차를 타본 게 백만년만이라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하긴 예전에 티코, 마티즈 얻어탈 때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었거든요.

 

불평을 많이 했지만 한가지 불평은 더 해야겠네요.

색깔이 이쁜 게 없어요. 티코야 뭐 원체 오래된 차니 그러려니 하고, 마티즈 같은 경우는 예쁜 색이 꽤 많았잖아요. 금색도 이뻤고, 빨간색도 괜찮았는데 마크리는 나와있는 색 모두가 전부 예쁘다는 느낌이 안듭니다. 차 디자인이 무척 공격적이라 그런건지 색이 별로인지 여하튼 예쁜 색이 없어요.

이 때문에 여성 수요자들이 별로 안좋아하기도 할 겁니다.

 

마지막으로 내려서 지하 주차장에 서있는 걸 친구 카메라로 사진을 몇장 찍었습니다. 그순간 머리에 떠오르는 단어는...

 

얼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