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들은 생각 외로 다른 차량에도 호환이 되는 부품이 있다.
예전에 베스타인가 여하간 국내에서 통칭 봉고로 불리던 미니 버스 차량 중 하나의 헤드라이트가 랭글러의 헤드라이트와 아예 같다고 해서 부품 사놓는다고 난리가 된 적이 있었다고 한다.
근래에는 SM3의 도어에 들어가는 씰이 라세티 프리미어에 꼭 맞아 부품상에서 동이 난 적이 있다. 물론 본 신발도 일조했다.
이건 아주 특이한 경우이고, 동일 회사 차량의 경우 호환되는 부품들이 꽤 있다.
예전 레간자 탈 때는 플라스틱으로 된 수동 기어 노브를 고급형의 가죽 기어 노브로 바꿔끼운 적이 있었다. 당시의 대우차 수동 기어 노브는 다른 회사와 달리 밑에 기어봉 부분과 일체형이라 노브만 교체가 불가했다. 부품 구입시에는 기어 부품 앗세이로 사서 기어봉과 노브만 가져다 쓰고 나머진 고철로 버렸다 ㅜㅠ
라프디의 자동 기어봉은 평범하게 생겼고, 조작감도 평범한 수준이다.

수동 기어는 꽤 예쁘게 생겼고, 거의 숏 쉬프트에 근접할 정도의 조작감을 자랑했는데 자동은 너무나 높았다. 조금만 낮았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 생겼다. 동호회들을 둘러본 결과 순정 상태에서 높이를 낮추는 것은 상당한 수준의 스킬을 요구하는 작업이라 바로 포기.
그 와중에 알페온의 기어 노브가 호환된다는 소식과 함께 모 동호회에 공구가 떴다.
앞뒤 가릴 것 없이 바로 구입. 걍 블랙, 피아노 블랙, 우드의 세가지 타입이 있는데 앞의 두가지는 흠집이 잘난다고 우드뿐이라 우드로 구입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블랙 계열이 잘 어울릴 것 같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첫 관문은 원래의 기어 노브를 빼내는 것이다. 다행히도 일체형은 아닌데 따로 고정쇠가 없는 타입이다. 빼는 방법은 오직 힘~!

처음에 운전석에 앉아 힘을 주어보았다. 아무리 해도 안빠진다.
그러고 보니 이걸 뺀 동호회 사람들은 빼다가 턱을 강타했다느니, 룸미러 쳐서 깰뻔 했다느니 전설이 많았다.
결국에 센터 콘솔에 걸터앉아 양손으로 잡고 힘껏 잡아당겼다.
별 저항 없이 쑥 빠진다. -0ㅡ;;;
죽을 힘을 다해 잡아땡겨도 안빠진다는 사람도 많았는데 내건 비교적 쉽게 빠진다. 자세가 문제인가???
역시 정자세(응?).

기어 주변을 감싸고 있는 U자형의 은색 덮개를 빼낸다. 이건 헤라만 있으면 쉽다. 본 신발의 차량은 SESC라는 자세 제어 장치가 붙어 있어 오른쪽에도 케이블이 연결되어 있다.

앞쪽 동전 넣는 통의 양쪽 7mm 볼트를 풀어 빼낸다.
여기서 알페온 기어 노브를 꽂아야하는데 정신이 멍해진 본 신발은 하지 않아도 되는 짓을 했다. 기어 봉을 덮고 있는 플라스틱 커버까지 제거하고 기어 노브를 꽂았다. 쉽게 들어간다.
가죽 부츠의 자리를 잘 잡고 다시 동전통을 끼운 후에 보니...뭔가 헐렁하다. 이게 이리 헐렁하믄 안되는데...
한참 보다보니 기어 봉의 커버는 빼낼 필요가 없는 거였다.

이미 끼워진 알페온 기어 노브를 다시 빼낼 생각을 하니 정신이 아득하다. 혹시나 싶어 운전석 쪽에서 뽑아봤는데...오~ 쉽게 빠진다. 원래 지꺼보다 덜 빡빡하다.

커버를 다시 끼우고, 가죽 부츠의 자리를 적당히 잡은 후 동전통을 끼웠다.
U자형 커버를 덮기 전에 가죽 부츠를 재봉선이 예쁘게 나오도록 자리를 잡고 끼운다. 가죽 부츠가 꽉 끼지 않기 때문에 앞뒤로 몇번 움직여 적당히 빠져나오게 만들면 된다.
이걸로 끝~!
많이는 아니지만 약간 짧아졌고, 손에 감기는 느낌도 괜찮다. 원래 거가 그냥 뭉퉁한 봉을 잡는 느낌이라면 이건 어느 정도 손에 맞도록 잘 깍인 느낌이다. 우드 부분에 수동 표시가 있어 수동 기어봉으로 쓸 수 있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다.
뒷면이 살짝 깍여있어 손을 얹으면 자연스레 손목이 살짝 꺽어진다.

우드라 튀지 않을까 했지만 그다지 튀지도 않고 이건 거의 원래 지꺼 수준 ㅡ_-b
ㅋㅋㅋ 재밌게 잘보고 갑니다 유쾌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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