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주 먼저 도착한 홀덴 디젤 엠블럼 부착
차가 4시쯤 도착했고 등록이 가능해서 바로 번호판 달러 갔으니까 내일 오전 10시쯤 찾으러 오란다.
월요일 받기로 했다가 빨리 왔으니 입에선 오예~!하고 탄성이 터져나와야 정상일 터인디 머리 속엔 온통 '할부 할부 할부' 으아악 ㅜㅠ
10시 조금 넘어 영업소 도착했더니 소장님이 차를 근처 정비 공장에 대놔서 찾으러 가셨다고 조금만 기다리란다. 어쩐지 영업소 주차장에 차대는데 내차까지 총 3대 받았다던데 시승차 2대만 떨렁 있더라.
조금 기다리니 하늘색(정식 명칭은 Misty Lake) 라세티가 휙 지나가고, 영업소 뒷문(안으로 차를 넣을 수 있는 문)이 열리고 소장님이 들어오셨다.
밖으로 나가서 내돈으로 산 첫차를 보는 순간~!
딸~딸~딸~딸~딸~딸~
이 산통 깨는 디젤 소리 OTL. 오랜 기간 포터도 몰았고, 근래에 디젤 SUV 몰 기회도 많았는데 다 남의 차여서 그랬던 것일까? 차 모습이야 뭐 출시 때부터 쭉 눈여겨 봐왔던 거라 색깔 말고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딸딸 거리는 디젤 특유의 소리만이 눈에까지 보이는 것 같다.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하늘색을 다시 봤다. 오오~ 요거 생각보다 괜찮다. 사실 완전 퍼렁색(정식 명칭은 Morocan Blue)을 사고 싶었으나 10년형 되면서 국내 사양에서는 없어져 버렸다. 그 대신에 들어온 빨강색(정식 명칭은 Velvt Red)은 3배 빠를 것 같아서 감당이 안되어 포기했고, 회색(정식 명칭은 Pewter Grey)와 하늘색 사이에서 고민하다, 사람들이 선호하지 않는 하늘색을 골랐다.
계약 후 출근길에 하늘색 한대가 늘 보였는데 그렇게 진한 하늘색이면 별로다, 이걸 바꿔야 하나 하고 늘 생각했는데 다행히도 괜찮았다.
소리로 돌아가서, 생각보다 소리가 크다. 새차라 아직 길이 들지 않아 그런 건지 몰라도 근래에 가장 자주 접했던 소렌토R 보다도 외부 소음은 더 큰 것 같다.
안에 타는 순간 '이런 젠장~ 더 크게 들리냐?' 울려서 그런가? 체감 소음은 더 크다. 사람들이 소음보다 진동을 지적하던데 진동은 뭐 10년된 감자 타다 넘어오니 이게 무슨 진동? 할 수준인데 소리는 역시 10년 지난 가솔린과 비교하는 것도 무리인 모양이다.
빔머 XXX와 XXXXX 디젤 몰 때 유리만 내리지 않으면 이게 디젤인지 가솔린인지 모를 그런 정도를 기대한 내가 정신 나간 놈이지.
친구들의 반응은 두가지로 갈렸다.
1. 대우차가 다소 시끄럽고, 디젤인 걸 봐줄래도 이건 좀 그렇네.
2. 디젤이 이 정도면 됐지, 뭘 바래?
i30 디젤과 비교하자면 i30의 경우 아이들 상태라면 신경써서 듣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조용했다. 라프디는...타기 전과 타고 난 후에도 나는 디젤임을 확실히 알려준다.
의자는 마음에 든다. 버켓 시트 느낌으로 국산 세단 의자치곤 쿠션감도 딱딱하고 양 옆으로도 단단하게 잡아준다. 재밌는게 뒤로 어디까지 가나 하고 빼봤더니 거의 뒤 의자에 붙을 정도로 빠진다. 내 키가 185인데 손은 스티어링에서 떨어지고, 발도 페달에서 떨어져버린다. 뭐한다고 이렇게까지 뒤로 뺄 수 있게 해놓았는지 모르겠다.
높이 조절이 가능해 레버를 조작하면 1단씩 위아래로 움직인다.그냥 위로 올라간다는 느낌보다는 약간 앞으로 가면서 높아진다. 헤드 레스트도 앞으로 당기면 그냥 앞으로 숙이는 게 아니고 전체적으로 앞으로 당겨온다.
핸들도 앞뒤/상하로 조절이 가능한데 고정 장치를 풀면 한단씩 움직이는 게 아니고 그냥 쭉쭉 움직인다. 이것도 의자마냥 가동 범위가 꽤 크다.
하이 루프 스타일이라 내 큰 키에도 전방 시야는 괜찮다.
백 미러는 i30처럼 상당히 커졌고, 대신에 룸 미러는 감자 대비 80% 정도로 작아졌다. 보일 건 다 보이는데 작다. 그 때문에 룸 미러보다는 백 미러를 많이 보게 된다. 룸 미러만 보면 속이 답답하다. 예전 SL55에 앉아서 보던 느낌이 들 정도.
문제는 좌후방 시야인데, 감자 대비 문이 높다. 감자는 문이 어깨 아래에 온다면 라프는 어깨까지 온다. 그래서, 좌우 아래가 많이 가린다. 예전과 같은 길을 가면서 코너를 돌아갈 때 연석이 보였다면 라프는 연석이 다 가려서 안보인다. 돌잔치 때문에 좁은 주차장 길로 들어서는데 무쟈게 불안했다.
그리고, 뒤야 센서가 있으니 그나마 괜찮은데 전방은 끝이 어딘지 감이 잘 안온다. 감자보다 무지하게 짧다는 느낌인데, 여하간 이러다 조만간 한번 긁어먹을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뒷좌석 레그룸이 생각 외로 좁다. C 필러가 쿠페 라인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축간거리가 감자랑 거의 비슷함에도 실내 공간 길이가 다소 좁다. 감자의 경우 내가 편안하게 자리를 잡고 레그룸에 손바닥을 펼쳐보면 손가락이 닿지 않는데 라프디는 손가락 끝이 닿는다.
헤드룸 확보를 위해 뒷좌석이 안으로 밀려들어온 것이다. 트렁크를 열어보면 깊이가 엄청 깊다. 트렁크 크기만은 정말 ㅡ_-b
계기판에서 우려했던 것은 RPM이랑 속도계가 살짝 멀지 않나 하는 거하고, 속도계의 숫자가 조금 작지 않나 하는 거였다. 실제로 보니 뭐 다 괜찮다. 스위치 ON시에 엄청나게 많은 경고들이 잠시 떴다 사라지는데 '뭐 달린 게 이리 많아'하는 푸념만 든다.
키 꽂는 위치는 괜찮다. 스티어링 컬럼에 붙어있지만 운전자 쪽을 보고 있어 키링을 비춰주는 라이트가 없어도 쉽게 찾을 수 있다. 감자는 키 라이트는 있지만 수직으로 붙어있어 구멍을 찾아야 하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키를 돌렸을 때 ON인지 OFF인지 위치가 어디인지 전혀 표시가 되어 있지 않아 조금 당황스럽다.
스티어링 휠은 지금까지의 차들보다 조금 작다. 돌릴려고 하면 약간은 무거운 느낌이 들고 약간만 돌려도 상당히 돌아가는 느낌이다.
잡는 부분이 바깥쪽이 평평하게 된 방식으로 전체가 둥근 걸 좋아하는 내겐 조금 이물감이 느껴진다. 가죽이 입혀져 있어 그립감은 괜찮다. 이 가죽 얼마 안되어 벗겨진 사람들이 많던데 잘 살펴봐야겠다.
서스는 뭐 할 말이 없다. ㅡ_-b
타본 국산차 중에는 최고가 아닌가 싶다. 단, 딱딱한 거 싫어하시는 분께는 권하지 않는다.
기어는 단순하다. 1자로 PRND 배치되어 있고, D에서 몸쪽으로 끌어당기면 수동으로 조작이 가능하다. 수동 시에는 대부분 차가 그렇듯이 위로 올리면 +, 밑으로 내리면 -다. 빔머는 반대로 하는데 빔머 쪽이 더 맞지 않나 십기도 하다.
쉬프트 노브는 조금 큰 듯하지만 조작해보니 그렇게 불편하진 않다. 높이는 약간 높은 듯 하다. 특히 P로 놨을 때는 에어컨 조작 판넬을 가려서 스위치 몇개가 누르기 힘들어진다.
이것과 비슷한 경우로 운전을 할 때는 괜찮은데 조금 쉰다고 다리를 뒤로 빼서 두면 오른쪽 다리에 에어콘 온도 조절 스위치가 닿는다. 이거 꽤 거슬리는데 다음 모델에선 스위치 크기를 줄이던지 위치를 위로 좀 올리던지 해서 안 닿았으면 한다.
유럽차 마냥 라이트 스위치가 분리되어 있다. 희한한 게 스위치의 기본 위치는 꺼짐이 아니라 AUTO다. 고로 주간에 시동을 켤 때 어두운데서 켰다면 일단 라이트가 켜진다. 강제로 끌려면 OFF 쪽으로 돌리면 꺼지는데 끄고서 스위치를 놓으면 다시 AUTO 위치로 돌아오도록 되어있다.
와이퍼는 뭐, 이 차에는 자동 와이퍼가 달렸다. 그런데, 레인 센서 부분의 크기가 너무 크다. 이거 분명 뭔가 다른 게 달리는 게 있는 모양이다.
뒷좌석에는 정체 불명의 지퍼가 있는데 이거 유아용 시트를 위한 고정 장치다. 설명서를 읽다보니 뒷좌석 헤드 레스트와 6:4 분할 시트에 대한 관한 설명이 있던데 언젠가는 집어 넣을 모양이다.
시동을 걸 때 돼지 꼬리가 사라지길 기다릴 필요는 없다. 처음 ON 시키면 모든 경고등이 켜졌다 꺼질 때 같이 꺼져버린다. 그냥 시동을 걸면 된다.
아직 길들이지 않은 차라 천천히 몰고 다닌다. 딱 한번 추월을 위해 조금 더 밟았는데 무섭게는 아니더라도 빠르게 치고 나간다.
변속 충격은 그다지 없는데 약간 버벅대는 느낌은 있고, 변속 후에 RPM 조정이 조금 더디게 이루어지는 듯 하다.
받을 때 5km, 토요일 친구 돌잔치 때문에 이래저래 왔다갔다 하니 벌써 70km를 탔다. 아직 길들여지지도 않은 상태에 자동으로만 다녔는데 시내 주행시 연비는 11.1km, 한적한 국도에서는 17.0km 찍힌다.
이제 본격적으로 나랑 살자, 라프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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