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12일 목요일

인치업 입문 Ver 1.1

얼마전 후배 녀석 차를 봤는데 시커먼 스틸 휠을 끼우고 있더군요. 어라, 저차 알루미늄 휠이었는데 이게 왜 이렇냐고 했더니 타이어가 찢어져서 스패어를 끼워놓은 거라는군요. 제 차는 스패어도 알루미늄 휠인데 요즘은 원가절감(?) 차원에서 안 그런 모양입니다.
첨 봤을 때 검은 차에 검은 바퀴가 끼워져 있으니 바퀴 없이 가는 것 같더라구요.

요즘 스패어 타이어, 템퍼러리 타이어를 처음 본 건 포르쉐에서였죠. 후드 열고 안에 동그할게 예쁘게 가방에 쌓인 게 있던게 이게 뭔가 하고 까봤더니 타이어가 들었더군요.

 

여하튼 간에 왜 알루미늄 휠을 끼울까요? 그 차이에 대해 알아봅시다.

 

또각또각

 

본 신발 현재 타고 있는 감자 계약 당일 아버지가 같이 가자고 하시는 걸 귀차니즘에 안 갔다. 최초 차종 선택부터 옵션 선택까지 모든 걸 내게 물어보셨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남들처럼 그렇게 꼼꼼하게 했던 것도 아니었고 그냥 한 줄로 요약해버렸다.
"젤 싼 거에서 옵션 하나 더 얹은 거"
그렇다, 그게 지금 내가 타고다니는 감자다. 내가 탈 줄 알았음 몇가지 더 추가하는 건데...이미 10 년전 일이 되어버렸다.

참 훤해서 좋다... ㅡㅜ

다른 거는 모르겠는데 지금 와서 제일 후회하는 건 15"가 아닌 14" 알루미늄 휠을 끼운 것이다. 기껏 해야 1인치, 그러니까 2.5센티 미터다. 원이니까 지금보다 좌우로 1.25센티 큰 건데 그것도 아쉽다. 쌈싸먹을 대우는 왜 이렇게 휠 하우스를 크게 만드냐고, 안 그래도 작은데 더 작아 보이게.

휠만 바꾸면 되는 거 아니냐고 하겠지만 14"는 구멍이 3개고, 15"는 구멍이 다섯개다. 아예 호환이 안된다.

 

그러고 보니 용어부터 바꾸자. 무식하게 알루미늄 휠이라니? 정확히는 'Aluminum Alloy Wheel'이다. 그러니께 알루미늄 합금 휠이다. 그냥 알루미늄으로 휠 만들면 다 찌그러져 버린다. 고로 알루미늄 휠보다는 합금 휠이나 알루미늄 합금 휠 혹은 알로이 휠이 맞는 명칭이다. 짧게 합금 휠이라고 해버리자.

 

합금 휠은 만드는 방법에 따라 3가지 종류로 나뉜다.
원피스, 투피스, 그리고 쓰리피스였으면 기억하기도 쉽고 얼마나 좋겠냐마는 원피스, 투피스, 마지막으로 포징(단조) 휠로 나뉜다. 원피스는 말 그대로 주조로 통짜로 한개로 만든 넘이다. 일반적인 차량에 출고시 붙어나오는 넘들은 전부가 원피스라고 보면 된다.
투피스는 주조인데 2개로 만들어진다. 바퀴 살대가 있는 부분과 타이어를 씌우는 부분으로 만들어지고 이 둘을 볼트, 너트, 리벳 혹은 용접으로 고정한다. 원피스보다 좀 더 가볍게 만들 수 있는데 아무래도 휘기가 쉽다.

뽀샤의 단조 휠

단조 휠은 심한 거는 주조보다 10배 가까이 비싼 것도 있다. 단조란 쉽게 말해 대장간에서처럼 재료를 두드려 만든 것이다. 두드려버리면 내부의 결함들이 뭉개져버리고 단단해진다. 단단하니까 무게를 더 줄일 수 있다. 살대는 단조로, 타이어 씌우는 부분은 주조로 만들어 결합하는 경우가 많다.

 

합금 휠은 아니고 특수 용도로 카본 파이버로 된 휠이 있다. 단조 휠과 비교하면 같은 형태라면 거의 반으로 무게를 줄일 수 있는 이넘은 가격이 단조 휠의 10배 정도. 그렇게 되면 주조 휠의 100배?

 

요즘 들어 마그네슘 합금 휠이 등장하고 있다. 알루미늄 합금 휠보다 좀 더 경량이고 단단하다는 이넘은 가격이 알루미늄 합금 휠의 거의 10배. 1차적으로 비싼 이유는 마그네슘 자체가 알루미늄보다 2배 정도 비싸기 때문인데 가공 관계는 잘 모르겠다. 가공성은 거의 비슷한 걸로 아는데 주조 과정이 훨 복잡한 게 아니고 위험하다. 단거(Danger)~! 고로 바가지보다는 위험 수당이라고 생각하시라.

 

자, 요즘 점점 많아지는 추세인 합금 휠은 왜 끼우는 걸까? 그리고, 같은 합금 휠인데 왜 크기를 더 큰 걸 끼우는 것일까?

 

우선, 통칭 깡통 휠로 불리는 스틸 휠에서 합금 휠로 바꿨을 때의 장점은 뭘까?
1. 경량화
2. 열전도율 상승에 의한 브레이크의 과열 감소
3. 고속 주행시 펑크가 났을 때 찌그러질 확율 적음

 

경량화부터 보자.
깡통 휠은 보통 철판을 프레스로 찍고 부분부분을 용접해서 만든다. 합금 휠은 위에서도 말했듯이 기본은 주조한 휠이다.
보면 알겠지만 깡통 휠들은 철판이고 합금 휠들은 통짜 덩어리다. 이렇게 통짜인데도 합금 휠이 가벼운 걸 보면 철이란 게 얼마나 무거운지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준다. 이런 통짜임에도 합금 휠은 같은 크기의 깡통 휠보다 몇 킬로는 가볍다.

브레이크의 열전달이 빨라야된다 이말이지~

열전도율은 알루미늄이 철의 2배 정도 된다. 열전도는 단면적이 넓을수록 유리하기 때문에 두꺼우면 열전달이 더 빠르다.

 

찌그러지지 않는다는 것도 일단 강도로만 봤을 때는 깡통 휠이 튼튼하다고 봐진다. 근데 합금 휠은 앞에도 말했듯이 통짜이기 때문에 휘어질 확율이 적다. 깡통 휠을 그 정도로 두껍게 만든다면 무게는 엄청나겠지만 절대 찌그러질 일이 없다. 아스팔트가 파이면 파였지 찌그러지거나 휠 일은 없다.

사실 그 두꺼운 합금 휠도 충격을 받으면 찌그러진다. 오래된 휠들의 휠 밸런스를 보게 되면 눈으로는 멀쩡해도 엄청나게 틀어져 납 추로 범벅이 되는 경우가 있다. 뭐 싸구려 합금 휠의 경우 찌그러지기보다는 그냥 깨져버리는 일이 많다고도 한다. 뭐 차라리 깨져버리면 못 쓰는 게 눈으로 드러나니 더 좋을 지도 모르지만...마음은 아프겠지.

얼마전에 외국 뉴스 보니 경찰로부터 도망 중인 레인지 로버 한대가 타이어 네짝이 다 터지고 난 후에도 휠만 가지고도 계속 도망친 걸로 보아 좋긴 좋은 모양이다.

천하무적 깡통휠~!

뭐 녹 피는 측면으로 봤을 때도 깡통 휠은 색이 벗겨지거나 하면 녹이 피지만 합금 휠은 거의 그런 일이 없다. 근데 아직 휠이 녹 피어서 내려앉았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다. 폐차할 때까지도 휠은 멀쩡하다. 끌량 스뎅핏님이 튼튼한 것을 증명해보이는 실질적인 증거 되겠다.

 

보통 합금 휠을 끼울 때 기본 휠보다 더 큰 것을 끼운다. 거의 모든 여자들이 허리 인치 다운을 원하고, 남자들도 점점 인치 업이 되어가는 것에 대해서는 좋아하지 않는데 왜 휠만은 인치 업을 하려하는 것일까? 그 효과는 무엇인가?


1. 그립력 향상(조향력 향상)
2. 제동력 향상
3. 서스펜션이 약간 딱딱해지는 효과

정도이다.

 

깡통 휠 -> 합금 휠로의 변경의 경우 같은 인치라면 위의 3가지 장점만 기대할 수 있지만 인치업을 해버리면 위의 3가지 장점과 밑의 3가지 장점이 고스란히 합해지지 않는다.

 

1. 경량화
같은 14" 깡통에서 14" 합금일 때가 경량화지 15", 뭐 심하게는 18"도 끼우던데 이렇게 가면 경량화는 별 의미가 없다. 초경량 휠이라고 부르는 것들도 실제 깡통 휠에서의 무게 감소는 2~3kg 정도라고 한다. 물론 구동 부품이기에 1kg의 경량화가 차체 10kg의 경량화와 맞먹는다고 하긴 하는데...
인치를 계속 키우면 휠 무게는 어째도 작은 거보다는 무거울 것이고 경량화 효과는 감소한다.

 

2. 그립력 향상(조향력 향상)

카니발 순정 15"

카니발 오즈 17"

휠 크기를 키우면 땅에 닿는 면적이 큰 타이어를 키우게 되니 당근 그립 옹의 힘이 강해질 수 밖에 없다. 닿는 면적이 크다보니 코너에서의 심하게 돌려도 쏠림도 덜하다. 그리고, 땅바닥을 잡고 있는 그립 옹(griphus™)의 힘이 크다보니 방향을 바꿀 때도 더욱 확실하게 움직인다. 캬아~ 이거 좋은데 하겠지만 닿는 면적이 크다보니 운전대가 무거워 지는 느낌이 올 것이고 무엇보다 구름 저항이 커진다. 바퀴가 굴러갈 때 닿는 면적이 커지니 당근 굴러가는데 대한 저항인 '구름 저항'도 커지는 것이다. 고로 연비에는 안 좋다. 부수적인 효과로 닿는 면적이 넓어짐에 따라 노면의 자잔한 돌멩이 밟는 느낌까지 차체를 타고 전해질 수 있다.
뭐 엔진 성능이 충분히 따라주는 상태라면 그립 옹이 충분히 힘을 발휘하는 상황에서 더욱 더 확실히 치고 나가게 된다.

써놓고 보니 이건 인치업의 효과라기보다는 광폭 타이어의 효과가 맞다.

 

3. 서스가 딱딱해지는 효과
휠이 커지면 타이어의 옆부분 림은 작아진다. 이 작은 림을 지키기 위해서는 더 큰 압력을 타이어에 주어야 한다. 왜냐고? 그렇지 않고 물렁거리게 되면 심하게 튀면 바로 휠을 찍어버려 못 쓰게 된다. 물론 서스펜션이 딱딱한 걸 좋아한다면야 상관 없지만 차가 어느 정도는 통통 튀게 되므로 이것도 고려 대상이다.

1, 2번이 같이 나쁜 효과를 발휘할 때도 있다. 동일한 엔진 성능이라면 가속이 느려진다. 휠이 무거운데다 구름 저항이 커져버리니 최초 출발 시에 둔한 느낌이 들고 전체적인 가속 성능이 저하된다. 고로 연비가 떨어지게 된다.
휠이 무거우니 다른 문제가 있다. 제동력이 떨어진다. 브레이크가 밀린다는 느낌이 들 수 있다. 휠은 무거운데 브레이크는 같은 힘이니 힘이 딸리게 된다. 이건 그립옹의 힘이랑은 상관 없다.

자, 이제 깡통 휠 -> 합금 휠 시의 장단점, 인치 업 시의 장단점을 누구나 알기 쉽게 아주 잘 설명해 주었다.

아반테 순정 14"

아반테 XD 사제?? 16"

근데, 사실 사람들이 저렇게 하는 이유는 위의 여러 조건을 고려한 것이 아니다. 대부분은, 거의99.9% 이상의 사람들은 뽀대 면에서 휠을 바꾼다.
이렇게 암 생각 없이 뽀대만 고려하여 바꾸기 때문에 장점은 장점대로 안나오고 단점만 디립다 부각되는 것이다.

단점이라 함은 과도한 인치업에 의한 급격한 연비 하락, 전체적으로 둔해진 차, 나빠진 승차감, 휠하우스랑 싸우기 등등 하나둘이 아니다.

업체에서는 모른 척 부추기는 곳도 있다. 일단 끼우고 나면 중고이기 때문에 항의해도 모른 척 하고 바꿔주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본 신발이 추천하는 다른 세팅 변경 없이 할 수 있는 인치 업은 기존 순정에서 1" 정도의 업이다.
이 정도라면 큰 무리 없이 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주위에 물어봐라. 다들 미쳤냐고 할 거다. 본 신발은 원래 감자가 15"까지 나왔기 때문에 16" 업을 생각했는데 다들 할 거면 17"는 하라고 꼬셨다. 2"도 크게 무리는 없다고 하던데 휠 + 타야 값이 150만원 정도 되었기 때문에 포기했다.
생명과 직결된 거라서 싸구려 휠은 쓰기 싫어 오즈로 할랬더니 답이 안나왔다.

 

인치 업을 제대로 하려면 휠/타이어뿐이 아니고 댐퍼, 스프링에 브레이크 변경도 고려해 봐야 한다. 튜닝이란 게 어느 부분만 해서 되는 게 아니고 다른 부분과의 조화가 되야 하는 것이다.


적절한 비유일지 모르나 여자들이 숨쉬기 힘들어도 멋 때문에 꽉 끼는 청바지를 입듯이 약간의 불이익을 감수하더라고 멋을 내겠다고 하면 할 말 없는 거 아닌가?

 

차에 미쳐있는 한 선배가 했던 말로 마무리 한다.

"튜닝(Tuning)의 끝은 순정/노말(Normal)이다"

이 말은 튜닝해봤던 사람이면 누구나 한다.

 

마지막으로 이번 강좌는 어디까지나 금속학적 관점에서 본 것으로 튜닝 관점에서 보면 약간 차이가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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