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22일 화요일

라프디 3천 킬로 목전에서

이제 한달 3천 킬로를 목전에 둔 시점에서의 새로운 감상문입니다.

 

또각또각

 

3천 킬로를 목전에 둔 시점에서 포항 외근에 따른 약 500킬로 정도를 제외하면 전부 통상 쓰던 길을 갔
다.
500킬로 중 250킬로는 천 킬로 돌파 전이라 얌전하게, 다른 250킬로는 천 킬로 돌파 후라 무식하게.

 

1. 동력 성능
디젤 빠와~ 언리미티드 빠와~
대우차답게 1, 2단은 그렇게 힘이 느껴지진 않는다. 하지만 3단부터는 잘 달린다. 그렇다고 목이 휙
제껴지거나 시트에 몸이 쿡 박히는 그런 느낌은 아니다. 그냥, 야 이넘 힘이 꽤 좋구나 정도의 가속이
다.
그렇다, 이미 포르쉐 911, 페라리 F430, AMG SL55, BMW M5 따위의 가속력의 맛을 본 본 신발에게 150마력, 34kg의 토크 따위는...

하지만 국산차가 이 정도 성능이라니...준중형 주제에 2.0 디젤을 얹은 건 예전 르망 임팩트나 이름셔
정도의 충격이 아닌가 싶다.

이미 많은 차주들이 인증했듯이 속도계 꺽을 기세로 쭉 달려간다. 심호흡이 조금 긴 문제는 있지만 일단 가속하기 시작하면 아무런 토달지 않고 쭉 달린다. 주인장 나 힘들거든 따위의 반응은 없다. 얼마쯤 달려주면 주인장이 만족할까 하며 걍 쭉 달린다. 본신발 같은 소심쟁이에겐 이 가속력마저도 버겁다.

 

2. 소음과 진동
소음면에서는 그닥 좋은 점수를 못 주겠다. 본 신발이 디젤 승용차를 타본 건 쉐브링이랑 i30이 다다.
지금 생각해보면 쉐브링은 꽤 시끄러웠지만 그래도 라프디보단 나았고, i30은 유리창 내리지 않으면 거의 디젤이란 거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라프디는 거기 비하면 밖에서는 영락 없는 트럭, 안에서도 그닥 조용하지 못하다. 심지어는 동일 엔진을 쓴 윈스톰보다도 더 시끄럽다.

진동면에서는 우수하다. 소리는 깔깔거리지만 진동은 딱 잡고 일부러 느낄려고 하지 않으면 그렇게 심하
게 와닿지 않는다.

 

3. 연비
포항 외근시 고속도로에서 정속 주행하니 리터당 17킬로 정도가 찍혔다. 시내 주행에서도 13킬로 정도는 찍힌다. 근데 요건 트립 상의 연비고, 실제 연비는 어떨까나?
본 신발은 기름이 다 떨어져갈 때 즘 가득 채우는 연비 향상에는 안좋은 방식으로 주유를 한다. 대신 연비 계산은 용이하다.

총 4회 주유했는데 리터당 연비는 아래와 같다.
11.7
13.9(고속도로 250킬로 천천히 달림)
12.6
13.3(고속도로 250킬로 무식하게 달림)


디젤을 꽉 채우면 트립 상 800킬로 정도 달릴 수 있다고 나오는데 실제 680킬로 정도 달리니까 주인장 밥 안주면 서버릴테다 라는 협박등이 들어왔다. 그래도 트립은 100킬로는 갈 수 있다고 하지만 이거 뭐 불안해서 계속 가겠는가?
라프디 자동의 공인 연비는 15킬로/리터다. 비교해볼 게 감자 뿐이 없는데 감자의 공인 연비는 13.4킬로/리터다.
라프디는 2.0 디젤 자동 6단, 감자는 1.8DOHC 가솔린 수동 5단.
감자는 연비가 안좋은 여름, 겨울을 제외하면 통상 12킬로 이상 주행했다. 공인 연비의 90%에 육박한다. 그에 비해 라프디는 최고로 찍었을 땐 92%, 전체 평균은 약 86% 수준이다.
트립으로는 시내 주행만 해도 13~14킬로는 찍히는데 트립 대비 조금 덜나오는 수준이다. 대부분 사람들이 트립 대비 2~3 정도는 덜 나온다는 거에 비해선 양호한 수준.
수동 살 걸...ㅜㅠ 수동 연비는 19킬로니깐 86% 찍어도 16킬로를 상회한다.
이래저래 계산 다 따져보니 기름 넣는 량은 거의 똑같고, 가솔린-디젤 차액만 남아서 한달에 4~5만원 절약된다.
뭐 처음 12킬로 못 넘기던게 조금 타면서 12킬로는 넘겼으니 조금 나아지긴 한 셈이다.

 

자동이라 연비가 생각보다 좀 안나오는 거 빼곤 만족 dㅡ_-b

2009년 12월 12일 토요일

홀덴의 에코라인 디젤(Holden Ecoline Diesel)

라프디를 사겠다고 마음 먹었던 것은 원래 금년 초였다. 하지만 당시 10년간 타던 감자가 멀쩡한데다 예상 못했던 집안의 반대에 부딪혀 계약을 못했다.

노후차 혜택이 8월인가 끝난다고 했을 때 다시 마음을 먹었지만 연말까지 연장된다고 해서 10년형 나오는 거 봐서 하지 뭐 했다가 결국에 10년형이 발표되고 난 후인 10월말에 차종은 그대로 가고 어쩔 수 없이 수동에서 자동으로 바뀐 차량으로 계약을 했다.

 

애초엔 사게 되면 시보레로 바꾸겠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영업소장님이 서비스로 바꿔주겠다고 했을 땐 다 필요 없고 현금 할인만 받기로 했다.

 

디젤을 사게 되면 무조건 해야되겠다고 생각한 것은 홀덴의 디젤 마크였다.

라프디는 라세티 프리미어 중 고급 라인이다. 거기다 현재 10대가 팔리면 1대 정도는 디젤이 팔릴 정도로 디젤이 인기 있는 차종이다. 아반테나 포르테의 디젤 판매량은 미미한 걸로 알고 있다.

근데 이 디젤의 유일한 문제는 외형상 가솔린과 차이가 없다는 점이다. 1.8이 ID란 상품명으로 나오면서 라세티 뒤에 1.8이란 로고를 붙인 건 2.0 디젤에겐 오히려 차별인 셈이다.

 

디젤과 가솔린의 외형상 구별 포인트는 2가지 뿐이다.

1. 16인치 휠 디자인

 가솔린과 디젤 16인치 휠 디자인이 틀리다. 17인치 디자인은 같다.

2. 배기관

 잘 안보지이지만 가솔린은 가늘고 아래로 보고 있고, 디젤은 굵고 뒤로 보고 있다.

 

배기관은 배기량 때문에 그렇다 치고 전체 분위기 상 디젤의 16인치 휠이 가솔린 16인치 휠과 디자인이 틀린 것도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이 와중에 눈에 들어온 게 저 디젤 마크였다. 이 디젤 마크는 GM 공용이 아니고, 브랜드 중 홀덴만 쓰는 마크다.

 

초록색 사각형이 홀덴의 'Ecoline'이라고 하는 환경 친화 기술을 나타내는 마크로, 뒤에도 디젤 만이 아니고 여러가지가 따라 붙는다.

자, 이제 정체는 파악을 했으니 뒤질 차례다.

 

호주에 지인이 있으면 홀덴 부품상에 가서 좀 구해달라고 하겠지만 불행히도 호주엔 지인이 없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뒤질 수 있는 건 다 뒤지기 시작했다.

사실 검색 작업을 시작한 건 이 로고를 알게 된 금년 초부터로 검색 엔진 뿐 아니라, 각종 해외 차 부품 판매 사이트, 몇번 거래가 있었던 사이트에 질문을 돌렸지만 결과는 없었다.

 

라프 동에 가입해서 뒤져봤지만 모두가 이 마크 예쁜데 구할 수 없을까요 하는 질문뿐 누구도 구했다는 이야긴 없었다.

GM 대우 자동차에 아는 사람이 있으면 홀덴 쪽으로 나가는 차에 부착하는 거 좀 빼돌려 달라고 해보겠지만 아는 사람이 없다.

 

몇달만에 내린 결론은 호주 현지에는 분명 수리 부속 형태로라도 있을 것이니 호주 현지 쪽으로 알아보자 였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차 계약까지 되어버리고, 출고 일자가 11월 말 정도로 정해지자 마음은 급해졌다.

거기다가 추가 검색하던 중 더 골치 아픈 결과가 나왔다.

원래 트렁크에 하나만 있는 줄 알았는데 문 양쪽으로도 붙어있다. 총 3개를 사야한다.

Holden Cruze CD

아무리 뒤져도 안나오던 와중에 우연히 호주 부품상을 하나 찾아내었다.

그쪽에 써진 말 하나가 아주 가슴에 와닿았다.

'가진 게 너무 많다. 인터넷에 올려놓은 거는 10%도 안되니까 필요한 거 있음 물어봐라.'

 

에이, 이젠 지쳤다. 찔러보자.

 

호주는 남반구지만 우리나라와 시간 차이가 2시간 밖에 나지 않는다. 오전에 질문을 보냈는데 몇시간 안되어 대답이 왔다.

'있다, 몇개나 필요하냐?'

@_@;;;

 

처음엔 여벌로 준비해놓을  생각으로 2세트(그러니까 총 6개)를 얘기했다.

'운도 좋다, 재고 딱 그렇게 있다. 인보이스 보낸다'

 

사실 이때까지도 믿지 않았다. 그런데, 인보이스 받아본 순간 입이 딱 벌어졌다.

뭐 일케 비싸??? -0ㅡ;;;

두 세트에 송료 포함한 가격은 거의 14만원이었다. 머리에 문뜩 떠오른 건 한세트 취소할까 하는 생각.

다행히도 클리앙에 한세트 구입하겠다는 분(이분 차는 라프디가 아니다)이 있어 다 구입했다.

 

송금한 후에도 여전히 불안했다. 처음 거래하는데다 호주이고 외국인치고 대응이 너무 빠르다...나 속고 있나???

페이팔로 송금했기에 사기일 경우 처리가 가능해 안심하고 잊어버리기로(과연 잊었을까?) 했다.

항공 우편이 보통 2주 걸리니까 2주만 잊어버리자고 했다.

 

일주일 쯤 지나 집에 갔는데 골판지로 얇게 양면이 대어진 국제 소포가 내 방 앞에 놓여있다. 뭐 산 게 없는데 하는데 눈에 들어오는 글자는 'Austrailia'. 오스트랄라리아~~~~~~~ 오오~~~~~~

방에 들어가자마자 포장을 뜯었다.

마데 인 오스트랄라리아~

처음에 트렁크에 붙이는 거랑 문에 붙이는 거랑 몇번이나 확인하길레 크기 차이 때문에 그러나 했는데 도착한 걸 보니 트렁크는 초록색 사각형이랑 디젤이란 글자가 떨어져 있고, 문에 붙이는 것은 두개가 붙어있다. 그닥 크기 차이도 나지 않는데 뭐하러 따로 만드는지 모르겠다.

전부 마데인 오스트랄라리아로 GM 대우에서 이걸 받아서 붙여서 내보는지 호주 현지에서 차를 받은 뒤 마크만 붙여서 출고하는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장착의 순간~!

트렁크는 위에 보듯 큰 사진이 있지만 문 옆은 아무리 뒤져도 큰 사진이 없었다.

결국에 에라 모르겠다 하고 붙여버렸다.

이것이 내 라프디 오른쪽 궁디~!

지금까지 봐왔던 수많은 디젤 마크 중엔 제일 괜찮은 것 같다.

 

친구 녀석이 몇일전 홀덴 사이트 한참 뒤져보더니 이 참에 홀덴으로 몽땅 갈아보는 거 어떠냐고 하던데...돈이...

 

사실 얼마 전에 같은 곳에서 흙받이 세트를 통째로 사는 바람에 돈이 거덜 났다.

왼쪽이 앞, 오른쪽이 뒤

무신 흙받이가 15만원씩이 넘어가냐? ㅜㅠ 홀덴 홈페이지에서는 장착료 포함 120달러였는데 이것들이 장착도 안해주면서 부품값으로 다 받아먹다니. 흙받이 이거 국내 부품이면 개당 1만원도 안하는 건데...그렇게 따지면 디젤 마크가 훨 비싸다. 다행히 장착은 후배 시켜서 공짜로 했다는.

흙받이까지 장착 완료

혹여나 따로 구하실 분들은 어쩔 수 없이 플라스틱 몇군데 및 범퍼에 구멍을 뚫어야 하므로(설명서에 구멍을 뚫으라고 되어 있다) 주의하고 덤비시라.

 

2009년 12월 6일 일요일

라세피 프리미어 디젤 1차 봉인 해제~

1004km 주파 후 계기판

드디어 1차 봉인 해제입니다.

 

또각또각

 

원래는 오일 한번 바꾸고 1차 봉인 해제할라고 했는데 걍 해버렸다 ㅡ_-;;;

새벽 1시 집에 들어가다 차 없는 뻥 뚫린 도로에서 풀 스로틀 딱 한번 때려봤다. 사실 국산 준중형 최강의 동력 성능이라는 거 느껴보고 싶어 미칠 지경이었다.

 

한가지 문제라면 본 신발 국산 준중형차를 제대로 운전해본 적이 없다, 중형차도 마찬가지.
굳이 사정권 안에 밀어넣어봐야 10년된 17만 킬로 돌파한 원래 애마 레간자, 12년쯤 된 20만 킬로 돌파하고 폐차된 친구의 소나타 3 정도가 다다.
비교 대상이 되어야할 아반떼 HD는 동승 몇번 해본 게 다고, 포르테는 아예 타본 적도 없다. SM3도 주차장에서 차뺀다고 10여m 왔다갔다 한 게 다. 그나마 직접 운전해 가장 오래 타봤던 i30 디젤은 뭐 동네 한바퀴 수준.

 

그럼 더 상급 차종과 어느 정도 따라가는지 비교하라고 할 수도 있지만 더 말도 안되는 상황이 벌어진다.
상급 차종이라고 하면 소3 타던 녀석이 바꾼 튀지 Q270이 하나 있고, 후배 녀석이 구입했던 젠쿱 380GT는 얼마전 수퍼 챠저가 올라가 근 500마력에 달했다 하고.
그 외에는 다 외제차. 것두 좀 비슷(?)하기라도 하면 어떻게 해보지, 주로 두 사람만 타는 차 내지는 배기량이 3천 정도는 우습게 아는 차들 뿐이라니...

 

문뜩 머리에 떠올랐던 게 '차는 역시 수동!'이라는 걸 느끼게 해주었던 구형 M5 수동. 하지만 한때 'Fastest saloon in the world'랑 도대체 뭘 비교하겠다는 건가 OTL

 

그러니깐 모르겠고, 상황 설명만 해보자.
약 80킬로로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기어를 수동 쪽으로 빼자 단수는 무려 5단. rpm은 1500 못 미치는 수준.
다운을 치자 크게 느끼지 못 하는 순간에 4단으로 바뀐다.

바뀐 걸 확인하자 마자 풀 스로틀~!

 

어라, 왜 차가 안가지??? ㅡ_-a
얼러? 하고 다시 계기판을 확인할 즈음 나 이제 간다~! 하면서 달려나가기 시작한다.

 

풀 스로틀 밟고 달려나가기 시작하는 시점이 1초 이내에서 살짝 지연된다. 조금씩 올라가다가 터보가 터지면서 급격히 올라가는, 터보 랙에 의한 게 아니고, 기존 주행 상태를 잠시 유지하다 튀어나가기 시작한다.

 

예전 빔머 XXXXX 3.0 디젤 풀 스로틀 땡겼을 때 '흡~'하고 짧게 들이마신 뒤 나간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라프디는 후으~~~~~~~~~~~~~~~~읍~'하고 크게 심호흡을 한 뒤 나간다.
아무래도 전자식 스로틀의 세팅이 그런 모양이다. 기계식 스로틀에 수동인 레간자의 경우 다운치고 풀 스로틀 땡기면 그 순간 즉각 반응은 오지만 소리만 커질 뿐 차는 아주 느리게 가속된다. 레간자 차체를 끌기에 1.8 DOHC 엔진은 딸린다.

 

라프디는 풀 스로틀 가속에도 빔머에서 듣던 그 '슈르르륵~'하는 흡기 소리나 거친 엔진 소리는 들을 수 없다. 그냥 원래 달리던 상태에서 엔진 소리 조금 더 커지고, 조금 더 빨리 가네 정도의 느낌으로 나간다. 우리 나라 차들도 소리 튠도 좀 하면 좋을텐데...
누군가는 몸이 좌석에 쿡 박힌다고까지 하던데, 이미 속칭 '뿅카'의 맛을 너무 봐서 그런가 그 정도 느낌은 아니다.
가속이 빠른 차지, 가속이 엄청난 차는 못된다. 대신 쭉 빫으면 전혀 꺼리낌 없이 계기판 꺾을 기세로 속도계는 계속 올라간다.

 

차체의 안정감 때문에 속도감이 더딘 것도 한몫 단단히 한다.
직선 주로가 끝날 시점에서 속도는 레간자 대비 약 20km 정도 더 나온다. 속도감은 레간자로 갈 때보다 조금 더 느린 느낌이다. 고속에서의 안정감도 예전 차들보단 우수하다.
라프디 차주들이 뻥 뚫린 고속도로에서 혼자 달리다 보면 어느새 140km 정도까지 도달하여 놀래서 감속한다는 말이 자주 들리는데 거짓말이 아니다.

평균 연비로 보면, 시작 전에 15.8km/l인가 되었는데 터널 하나 통과하며 풀 스로틀 땡기니 13.2km/l로 2km/l 이상 떨어졌다.

애초에 힘이나 연비에 구애받지 않고 탈려고 산 차이기 때문에 이 때를 끝으로 트립을 평균 연비로 쓰는 건 관뒀다. 레간자에서처럼 누적 거리만 보는 걸로 바꿔버렸다.

 

2차 봉인 해제는 5000km 지나면 할 예정인데 뭐, 그땐 추가적인 사용기는 없을 것 같다.

 

안전 운전 합시다~!

2009년 12월 1일 화요일

라프디 고속도로 300km 순항해보기

포항 외근 때문에 고속도로를 약 300km 좀 안되게 주행했습니다. 라세티 프리미어 디젤 고속 순항에 대한 느낌입니다.

 

또각또각

 

기름이 아래쪽 한칸 남았는데 그냥 갈까하다가 단골 주유소가 그리 둘러가는 길이 아니라 들렸다 갔다.
주유하시는 아저씨 이번이 두번째이신데 순간 헛갈려 가솔린 주유기 꽂아버려, '디젤이요'하고 죽어라고 소리치자 아차차 하시며 디젤로 바꾸신다. 맨날 가솔린만 넣던데 습관되어 그렇다며 멋적은 미소를 날리셨다.
이분의 주유 특징은 진짜 주유구 끝까지 더 이상 안들어갈 때까지 밀어넣으신다는 것.

 

주유를 끝내고 남양산 IC로 경부고속도로에 진입했다.
디젤 특유의 딸딸거리는 소음은 약 60km를 넘어서면 들리지 않는다. 정말 딸딸거리는 소리가 없어지는 것인지, 주행 소음에 묻혀 안들리는 것인지 항상 궁금했는데 전자가 맞는 것 같다.


아직 길들이기가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 그렇게 급가속은 하지는 않는데 속도는 확실히 빨리 붙는다.

자동 변속으로 가속하면 천천히 가면 1700rpm 정도에서 변속하고 조금 더 밟으면 2000rpm 수준에서 변
속한다. 변속 충격은 거의 없지만 가끔 움찔할 때는 있다.

120km 정도까지는 1500rpm을 넘어서지 않는다. 추월한다고 조금 밟으니 금방 140km까지 오르지만 rpm은 1500 조금 넘어선다. 6단 기어의 위력이다.
추월을 끝내고 다시 100km 정도로 순항하면 rpm 바늘은 1000rpm 쪽으로 슬금슬금 움직인다.
가속을 위해 수동 모드로 돌리고 한단 다운시켰는데 그렇게 느리게 변속된다는 느낌은 아니다.

무겁긴 해도 준중형 차체에 2000cc 디젤 엔진은 넉넉한 힘을, 아니 국산차로는 넘치는 힘을 가졌다.
거기다 대우차 특유의 고속 안정감은, 이차 아우토반에 올려서 200km 순항해도 되겠는데 하는 생각이
든다.


100km 순항하면 엔진 소음은 거의 없고 주행 소음과 약간의 바람소리만 들려온다. 간헐적으로 사이드 미러에서 들리는 풍절음이 거슬리긴 하지만(라프 고질병 중 하나) 그것 이외에는 큰 불만은 없다.

속도 감응 오디오는 사실 가속할 땐 소리가 커지는 건 잘 모르지만 감속할 때는 확실히 느낀다. 중간 단계로 해놓았는데 볼륨이 한 두서너 단계 자동으로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 것 같다.

스티어링 휠의 직진 추종성은 정말 대단하다고 할 정도다. 칼 같이 맞아있는 휠 얼라이먼트에(새차니까 당연한 건가) 거의 움직이지 않다고 그냥 쭉 직선으로 계속 달린다. 긴 코너를 돌아갈 때도 휠 자체가 원래 위치로 돌아가려는 힘이 느껴진다.
휠은 동심이 아니고, 중심축 대비 위가 약간 크고, 아래가 약간 작다. 그래서, 끝까지 돌렸다 되돌아올 때 손을 대고 있음 손이 위아래로 약간 움직인다.
휠의 한가지 단점이라면 아래쪽에 은색 플라스틱이 대어져 있는데 돌리다 보면 가죽이 대어있지 않은 플라스틱에 손이 닿을 때마다 그립감이 너무 틀려서 잘못 잡은 거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든다. 손에 잡히는데는 재질이 통일되었으면 좋겠다.

 

서스는 뭐 빔머랑 견주어도 될 정도로 맘에 든다. 휠 하우스가 다소 퀭해보이는 것 말고는 좋다. 10년형이 09년형 대비 약간 물러졌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09년 형을 타본 적이 없어 모르겠다.

 

비오는데 달리니 오토 와이퍼가 작동하는데 이거 작동이 좀 멍청하다. 아침에 비가 오고 있어 Key on 돌리니 자동으로 작동하기 시작하는데 시동을 거는 순간 5~6회 최고 속도로 미친듯이 휘젓다가 정상 속도로 돌아왔다. 고장난 줄 알았다.

 

에어컨도 여전히 문제다. 오토로 그냥 쓰면 괜찮은데 중간에 수동으로 돌리려면 기어 레버가 어느 위치에 있던지 방해된다. 특히 송풍량을 조절하려면 팔이 기어에 어정쩡하게 걸려버린다.

수동 모드 변환도 특이하다. 레간자는 수동으로 돌리면 전 모드가 다 그때 세팅된 상태로 다 풀리는데 라프는 하나씩 풀린다. 온도 빼고 크게 실내/외기, 바람 세기, 바람 방향, 에어컨 사용 유무 4가지로 구분하면 하나가 수동 전환되어도 다른 3가지는 그대로 자동 모드다. 다른 것들도 한번씩 수동 조작이 들어가야 수동으로 바뀐다.

 

마지막으로 순항시의 순간 연비는 22km/l까지 찍힌다. 되돌아오는 시점에 찍힌 평균 연비는 17.4km/l.

 

누적 거리 1000km를 넘기는 순간부터 좀 밟아볼 생각인데,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