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외근 때문에 고속도로를 약 300km 좀 안되게 주행했습니다. 라세티 프리미어 디젤 고속 순항에 대한 느낌입니다.
또각또각
기름이 아래쪽 한칸 남았는데 그냥 갈까하다가 단골 주유소가 그리 둘러가는 길이 아니라 들렸다 갔다.
주유하시는 아저씨 이번이 두번째이신데 순간 헛갈려 가솔린 주유기 꽂아버려, '디젤이요'하고 죽어라고 소리치자 아차차 하시며 디젤로 바꾸신다. 맨날 가솔린만 넣던데 습관되어 그렇다며 멋적은 미소를 날리셨다.
이분의 주유 특징은 진짜 주유구 끝까지 더 이상 안들어갈 때까지 밀어넣으신다는 것.
주유를 끝내고 남양산 IC로 경부고속도로에 진입했다.
디젤 특유의 딸딸거리는 소음은 약 60km를 넘어서면 들리지 않는다. 정말 딸딸거리는 소리가 없어지는 것인지, 주행 소음에 묻혀 안들리는 것인지 항상 궁금했는데 전자가 맞는 것 같다.
아직 길들이기가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 그렇게 급가속은 하지는 않는데 속도는 확실히 빨리 붙는다.
자동 변속으로 가속하면 천천히 가면 1700rpm 정도에서 변속하고 조금 더 밟으면 2000rpm 수준에서 변
속한다. 변속 충격은 거의 없지만 가끔 움찔할 때는 있다.
120km 정도까지는 1500rpm을 넘어서지 않는다. 추월한다고 조금 밟으니 금방 140km까지 오르지만 rpm은 1500 조금 넘어선다. 6단 기어의 위력이다.
추월을 끝내고 다시 100km 정도로 순항하면 rpm 바늘은 1000rpm 쪽으로 슬금슬금 움직인다.
가속을 위해 수동 모드로 돌리고 한단 다운시켰는데 그렇게 느리게 변속된다는 느낌은 아니다.
무겁긴 해도 준중형 차체에 2000cc 디젤 엔진은 넉넉한 힘을, 아니 국산차로는 넘치는 힘을 가졌다.
거기다 대우차 특유의 고속 안정감은, 이차 아우토반에 올려서 200km 순항해도 되겠는데 하는 생각이
든다.
100km 순항하면 엔진 소음은 거의 없고 주행 소음과 약간의 바람소리만 들려온다. 간헐적으로 사이드 미러에서 들리는 풍절음이 거슬리긴 하지만(라프 고질병 중 하나) 그것 이외에는 큰 불만은 없다.
속도 감응 오디오는 사실 가속할 땐 소리가 커지는 건 잘 모르지만 감속할 때는 확실히 느낀다. 중간 단계로 해놓았는데 볼륨이 한 두서너 단계 자동으로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 것 같다.
스티어링 휠의 직진 추종성은 정말 대단하다고 할 정도다. 칼 같이 맞아있는 휠 얼라이먼트에(새차니까 당연한 건가) 거의 움직이지 않다고 그냥 쭉 직선으로 계속 달린다. 긴 코너를 돌아갈 때도 휠 자체가 원래 위치로 돌아가려는 힘이 느껴진다.
휠은 동심이 아니고, 중심축 대비 위가 약간 크고, 아래가 약간 작다. 그래서, 끝까지 돌렸다 되돌아올 때 손을 대고 있음 손이 위아래로 약간 움직인다.
휠의 한가지 단점이라면 아래쪽에 은색 플라스틱이 대어져 있는데 돌리다 보면 가죽이 대어있지 않은 플라스틱에 손이 닿을 때마다 그립감이 너무 틀려서 잘못 잡은 거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든다. 손에 잡히는데는 재질이 통일되었으면 좋겠다.
서스는 뭐 빔머랑 견주어도 될 정도로 맘에 든다. 휠 하우스가 다소 퀭해보이는 것 말고는 좋다. 10년형이 09년형 대비 약간 물러졌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09년 형을 타본 적이 없어 모르겠다.
비오는데 달리니 오토 와이퍼가 작동하는데 이거 작동이 좀 멍청하다. 아침에 비가 오고 있어 Key on 돌리니 자동으로 작동하기 시작하는데 시동을 거는 순간 5~6회 최고 속도로 미친듯이 휘젓다가 정상 속도로 돌아왔다. 고장난 줄 알았다.
에어컨도 여전히 문제다. 오토로 그냥 쓰면 괜찮은데 중간에 수동으로 돌리려면 기어 레버가 어느 위치에 있던지 방해된다. 특히 송풍량을 조절하려면 팔이 기어에 어정쩡하게 걸려버린다.
수동 모드 변환도 특이하다. 레간자는 수동으로 돌리면 전 모드가 다 그때 세팅된 상태로 다 풀리는데 라프는 하나씩 풀린다. 온도 빼고 크게 실내/외기, 바람 세기, 바람 방향, 에어컨 사용 유무 4가지로 구분하면 하나가 수동 전환되어도 다른 3가지는 그대로 자동 모드다. 다른 것들도 한번씩 수동 조작이 들어가야 수동으로 바뀐다.
마지막으로 순항시의 순간 연비는 22km/l까지 찍힌다. 되돌아오는 시점에 찍힌 평균 연비는 17.4km/l.
누적 거리 1000km를 넘기는 순간부터 좀 밟아볼 생각인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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