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프디를 사겠다고 마음 먹었던 것은 원래 금년 초였다. 하지만 당시 10년간 타던 감자가 멀쩡한데다 예상 못했던 집안의 반대에 부딪혀 계약을 못했다.
노후차 혜택이 8월인가 끝난다고 했을 때 다시 마음을 먹었지만 연말까지 연장된다고 해서 10년형 나오는 거 봐서 하지 뭐 했다가 결국에 10년형이 발표되고 난 후인 10월말에 차종은 그대로 가고 어쩔 수 없이 수동에서 자동으로 바뀐 차량으로 계약을 했다.
애초엔 사게 되면 시보레로 바꾸겠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영업소장님이 서비스로 바꿔주겠다고 했을 땐 다 필요 없고 현금 할인만 받기로 했다.
디젤을 사게 되면 무조건 해야되겠다고 생각한 것은 홀덴의 디젤 마크였다.


라프디는 라세티 프리미어 중 고급 라인이다. 거기다 현재 10대가 팔리면 1대 정도는 디젤이 팔릴 정도로 디젤이 인기 있는 차종이다. 아반테나 포르테의 디젤 판매량은 미미한 걸로 알고 있다.
근데 이 디젤의 유일한 문제는 외형상 가솔린과 차이가 없다는 점이다. 1.8이 ID란 상품명으로 나오면서 라세티 뒤에 1.8이란 로고를 붙인 건 2.0 디젤에겐 오히려 차별인 셈이다.
디젤과 가솔린의 외형상 구별 포인트는 2가지 뿐이다.
1. 16인치 휠 디자인
가솔린과 디젤 16인치 휠 디자인이 틀리다. 17인치 디자인은 같다.
2. 배기관
잘 안보지이지만 가솔린은 가늘고 아래로 보고 있고, 디젤은 굵고 뒤로 보고 있다.
배기관은 배기량 때문에 그렇다 치고 전체 분위기 상 디젤의 16인치 휠이 가솔린 16인치 휠과 디자인이 틀린 것도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이 와중에 눈에 들어온 게 저 디젤 마크였다. 이 디젤 마크는 GM 공용이 아니고, 브랜드 중 홀덴만 쓰는 마크다.
초록색 사각형이 홀덴의 'Ecoline'이라고 하는 환경 친화 기술을 나타내는 마크로, 뒤에도 디젤 만이 아니고 여러가지가 따라 붙는다.




호주에 지인이 있으면 홀덴 부품상에 가서 좀 구해달라고 하겠지만 불행히도 호주엔 지인이 없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뒤질 수 있는 건 다 뒤지기 시작했다.
사실 검색 작업을 시작한 건 이 로고를 알게 된 금년 초부터로 검색 엔진 뿐 아니라, 각종 해외 차 부품 판매 사이트, 몇번 거래가 있었던 사이트에 질문을 돌렸지만 결과는 없었다.
라프 동에 가입해서 뒤져봤지만 모두가 이 마크 예쁜데 구할 수 없을까요 하는 질문뿐 누구도 구했다는 이야긴 없었다.
GM 대우 자동차에 아는 사람이 있으면 홀덴 쪽으로 나가는 차에 부착하는 거 좀 빼돌려 달라고 해보겠지만 아는 사람이 없다.
몇달만에 내린 결론은 호주 현지에는 분명 수리 부속 형태로라도 있을 것이니 호주 현지 쪽으로 알아보자 였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차 계약까지 되어버리고, 출고 일자가 11월 말 정도로 정해지자 마음은 급해졌다.
거기다가 추가 검색하던 중 더 골치 아픈 결과가 나왔다.
원래 트렁크에 하나만 있는 줄 알았는데 문 양쪽으로도 붙어있다. 총 3개를 사야한다.


Holden Cruze CD
아무리 뒤져도 안나오던 와중에 우연히 호주 부품상을 하나 찾아내었다.
그쪽에 써진 말 하나가 아주 가슴에 와닿았다.
'가진 게 너무 많다. 인터넷에 올려놓은 거는 10%도 안되니까 필요한 거 있음 물어봐라.'
에이, 이젠 지쳤다. 찔러보자.
호주는 남반구지만 우리나라와 시간 차이가 2시간 밖에 나지 않는다. 오전에 질문을 보냈는데 몇시간 안되어 대답이 왔다.
'있다, 몇개나 필요하냐?'
@_@;;;
처음엔 여벌로 준비해놓을 생각으로 2세트(그러니까 총 6개)를 얘기했다.
'운도 좋다, 재고 딱 그렇게 있다. 인보이스 보낸다'
사실 이때까지도 믿지 않았다. 그런데, 인보이스 받아본 순간 입이 딱 벌어졌다.
뭐 일케 비싸??? -0ㅡ;;;
두 세트에 송료 포함한 가격은 거의 14만원이었다. 머리에 문뜩 떠오른 건 한세트 취소할까 하는 생각.
다행히도 클리앙에 한세트 구입하겠다는 분(이분 차는 라프디가 아니다)이 있어 다 구입했다.
송금한 후에도 여전히 불안했다. 처음 거래하는데다 호주이고 외국인치고 대응이 너무 빠르다...나 속고 있나???
페이팔로 송금했기에 사기일 경우 처리가 가능해 안심하고 잊어버리기로(과연 잊었을까?) 했다.
항공 우편이 보통 2주 걸리니까 2주만 잊어버리자고 했다.
일주일 쯤 지나 집에 갔는데 골판지로 얇게 양면이 대어진 국제 소포가 내 방 앞에 놓여있다. 뭐 산 게 없는데 하는데 눈에 들어오는 글자는 'Austrailia'. 오스트랄라리아~~~~~~~ 오오~~~~~~
방에 들어가자마자 포장을 뜯었다.

마데 인 오스트랄라리아~
처음에 트렁크에 붙이는 거랑 문에 붙이는 거랑 몇번이나 확인하길레 크기 차이 때문에 그러나 했는데 도착한 걸 보니 트렁크는 초록색 사각형이랑 디젤이란 글자가 떨어져 있고, 문에 붙이는 것은 두개가 붙어있다. 그닥 크기 차이도 나지 않는데 뭐하러 따로 만드는지 모르겠다.
전부 마데인 오스트랄라리아로 GM 대우에서 이걸 받아서 붙여서 내보는지 호주 현지에서 차를 받은 뒤 마크만 붙여서 출고하는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장착의 순간~!
트렁크는 위에 보듯 큰 사진이 있지만 문 옆은 아무리 뒤져도 큰 사진이 없었다.
결국에 에라 모르겠다 하고 붙여버렸다.

이것이 내 라프디 오른쪽 궁디~!
지금까지 봐왔던 수많은 디젤 마크 중엔 제일 괜찮은 것 같다.
친구 녀석이 몇일전 홀덴 사이트 한참 뒤져보더니 이 참에 홀덴으로 몽땅 갈아보는 거 어떠냐고 하던데...돈이...
사실 얼마 전에 같은 곳에서 흙받이 세트를 통째로 사는 바람에 돈이 거덜 났다.

왼쪽이 앞, 오른쪽이 뒤
무신 흙받이가 15만원씩이 넘어가냐? ㅜㅠ 홀덴 홈페이지에서는 장착료 포함 120달러였는데 이것들이 장착도 안해주면서 부품값으로 다 받아먹다니. 흙받이 이거 국내 부품이면 개당 1만원도 안하는 건데...그렇게 따지면 디젤 마크가 훨 비싸다. 다행히 장착은 후배 시켜서 공짜로 했다는.

흙받이까지 장착 완료
혹여나 따로 구하실 분들은 어쩔 수 없이 플라스틱 몇군데 및 범퍼에 구멍을 뚫어야 하므로(설명서에 구멍을 뚫으라고 되어 있다) 주의하고 덤비시라.
호주 우리랑 낮밤 반대 아님둥....
답글삭제우리보다 2시간인가 빠름둥.... 같은 시간대... 2시간 빠른 -_-b
@New댜넬 - 2009/12/16 13:28
답글삭제우엉...가본 적이 없어서 잘못 생각했...OTL
나도 구해서 붇여봐야겠슴둥...
답글삭제이쁘네요~~ ㅡ0ㅡ
@張良 - 2009/12/22 08:33
답글삭제못 구해~
설사 된다고 해도 넌 안해줄 거여 ㅡ_-+
왜요 ㅡ0ㅡ
답글삭제@張良 - 2009/12/23 23:48
답글삭제스포타지는 홀덴 차가 아니잖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