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2월 14일 일요일

Adidas Tuscany Good Year 한정판

이 신발을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여하간 당시 푸마의 스피드 캣 시리즈 같은 레이싱 슈즈 스타일의 신발을 하나 살려고 했었는데 이게 눈에 들어왔다.

아디다스의 클라이마 쿨을 잘 신고 있던 터라 인상이 좋게 박힌 때였기도 하다.

 

어떻게 어떻게 이 신발의 이름이 'TUSCANY'라는 걸 알아냈다. 한글로 쓰면 현대 자동차의 이름과 같다. 단, 현대의 차는 'TUSCANI'로 쓴다.

 

국내에서 검색하니 희한하게 240 내외의 여자용 신발만 팔고 있었다. 아무리 뒤져도 남자 사이즈는 없었다. 이베이를 뒤져보니 역시나 널리고 널렸고 그 와중에 'Good Year' 한정판이라는 걸 보게 되었다.

 

동일 디자인인데 신발 뒷 부분과 옆부분에 Good Year의 로고가 들어가 있는 거였다. 일반판은 전부 아디다스 로고가 들어간다.

원래 구하려 했던 것은 위의 것이다. 검은색에 아디다스 특유의 삼선 주위로 흰선이 들어간 거. 하지만 사이즈가 맞는 게 하나도 없었다. 결국에 구한 것은 밑의 사진처럼 전부 검은색인데 로고만 흰색으로 들어간 거였다.

뒤꿈치 헤르메스의 발

옆 부분의 굿이어 로고

이 신발은 동양인에겐 참 어울리지 않는 신발이다. 길면서 발 폭이 매우 좁은 전형적인 서양인의 발에 맞춰져있다. 이래서 남자 용은 안 파는 겐가? 다행히도 내 발은 통칭 칼발로 통하는 서양인 발이라 잘 맞다.

 

디자인은 사진을 보면 알 것이고 바닥이 다소 특이하다.

타이어를 가져다 붙인 듯한 밑창

굿이어와 협력하여 만들었다는데 밑창 패턴이 타이어의 트레트 패턴을 흉내내고 있다. 혹자는 재질도 타이어의 그것이라 하는데 그건 잘 모르겠다.

 

이 신발은 불행히도 그냥 신고 다니기엔 참 불편한 신발이다.

일단 쿠션감이 거의 없다. 밑창이 매우 얇아 조금만 울퉁불퉁한 바닥에 가면 바닥의 느낌이 발바닥에 그대로 다 전달된다.

뒷축이 매우 작아 내딛을 때 좀 불안하다. 특히나 달려야할 땐 더 그렇다.

경기용 트랙 같은 잘 딱여진 아스팔트 바닥에 딱 맞다고나 할까?

 

자, 그럼 운전시엔 어떨까?

운전시엔 위의 두가지 단점이 모두 장점이 된다.

얇은 밑창은 내 발이 어느 페달을 밟고 있는지 확실히 느끼게 하고, 작은 뒷축이 뒷축을 기준으로 발을 움직일 때 훨 빨리 움직이게 해준다.

 

마지막으로 딱 처음 받았을 때 느낌이 이거 오래 신을 물건은 아니구나였다. 전체적으로 발에 딱 맞게 얇게 되어있고 튼튼하게 만들었다는 느낌은 오지 않는다.

깔창은 사고 한달도 안되어 천 부분이랑 고무 부분이 반이상 분리되어 안 떨어지게 순간 접착제로 붙여야 했다. 그리고, 깔창에 새겨져있던 아디다스 마크랑 어딘가의 트랙 그림도 그 때 쯤 거의 뭉개져 사라져 버렸다.

 

얼마나 신었는지는 모르겠는데 밑창은 꼭 오래된 타이어 마냥 트레드 패턴이 서서히 지워져가고, 군데군데 접착된 부분이 슬슬 떨어질려고 그런다.

 

이젠 그냥 신고다니는 건 자제하고 차에서만 신을려고 노력 중이다. 이거 다 떨어지면 푸마 거나 한번 알아보던지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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