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22일 화요일

라프디 3천 킬로 목전에서

이제 한달 3천 킬로를 목전에 둔 시점에서의 새로운 감상문입니다.

 

또각또각

 

3천 킬로를 목전에 둔 시점에서 포항 외근에 따른 약 500킬로 정도를 제외하면 전부 통상 쓰던 길을 갔
다.
500킬로 중 250킬로는 천 킬로 돌파 전이라 얌전하게, 다른 250킬로는 천 킬로 돌파 후라 무식하게.

 

1. 동력 성능
디젤 빠와~ 언리미티드 빠와~
대우차답게 1, 2단은 그렇게 힘이 느껴지진 않는다. 하지만 3단부터는 잘 달린다. 그렇다고 목이 휙
제껴지거나 시트에 몸이 쿡 박히는 그런 느낌은 아니다. 그냥, 야 이넘 힘이 꽤 좋구나 정도의 가속이
다.
그렇다, 이미 포르쉐 911, 페라리 F430, AMG SL55, BMW M5 따위의 가속력의 맛을 본 본 신발에게 150마력, 34kg의 토크 따위는...

하지만 국산차가 이 정도 성능이라니...준중형 주제에 2.0 디젤을 얹은 건 예전 르망 임팩트나 이름셔
정도의 충격이 아닌가 싶다.

이미 많은 차주들이 인증했듯이 속도계 꺽을 기세로 쭉 달려간다. 심호흡이 조금 긴 문제는 있지만 일단 가속하기 시작하면 아무런 토달지 않고 쭉 달린다. 주인장 나 힘들거든 따위의 반응은 없다. 얼마쯤 달려주면 주인장이 만족할까 하며 걍 쭉 달린다. 본신발 같은 소심쟁이에겐 이 가속력마저도 버겁다.

 

2. 소음과 진동
소음면에서는 그닥 좋은 점수를 못 주겠다. 본 신발이 디젤 승용차를 타본 건 쉐브링이랑 i30이 다다.
지금 생각해보면 쉐브링은 꽤 시끄러웠지만 그래도 라프디보단 나았고, i30은 유리창 내리지 않으면 거의 디젤이란 거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라프디는 거기 비하면 밖에서는 영락 없는 트럭, 안에서도 그닥 조용하지 못하다. 심지어는 동일 엔진을 쓴 윈스톰보다도 더 시끄럽다.

진동면에서는 우수하다. 소리는 깔깔거리지만 진동은 딱 잡고 일부러 느낄려고 하지 않으면 그렇게 심하
게 와닿지 않는다.

 

3. 연비
포항 외근시 고속도로에서 정속 주행하니 리터당 17킬로 정도가 찍혔다. 시내 주행에서도 13킬로 정도는 찍힌다. 근데 요건 트립 상의 연비고, 실제 연비는 어떨까나?
본 신발은 기름이 다 떨어져갈 때 즘 가득 채우는 연비 향상에는 안좋은 방식으로 주유를 한다. 대신 연비 계산은 용이하다.

총 4회 주유했는데 리터당 연비는 아래와 같다.
11.7
13.9(고속도로 250킬로 천천히 달림)
12.6
13.3(고속도로 250킬로 무식하게 달림)


디젤을 꽉 채우면 트립 상 800킬로 정도 달릴 수 있다고 나오는데 실제 680킬로 정도 달리니까 주인장 밥 안주면 서버릴테다 라는 협박등이 들어왔다. 그래도 트립은 100킬로는 갈 수 있다고 하지만 이거 뭐 불안해서 계속 가겠는가?
라프디 자동의 공인 연비는 15킬로/리터다. 비교해볼 게 감자 뿐이 없는데 감자의 공인 연비는 13.4킬로/리터다.
라프디는 2.0 디젤 자동 6단, 감자는 1.8DOHC 가솔린 수동 5단.
감자는 연비가 안좋은 여름, 겨울을 제외하면 통상 12킬로 이상 주행했다. 공인 연비의 90%에 육박한다. 그에 비해 라프디는 최고로 찍었을 땐 92%, 전체 평균은 약 86% 수준이다.
트립으로는 시내 주행만 해도 13~14킬로는 찍히는데 트립 대비 조금 덜나오는 수준이다. 대부분 사람들이 트립 대비 2~3 정도는 덜 나온다는 거에 비해선 양호한 수준.
수동 살 걸...ㅜㅠ 수동 연비는 19킬로니깐 86% 찍어도 16킬로를 상회한다.
이래저래 계산 다 따져보니 기름 넣는 량은 거의 똑같고, 가솔린-디젤 차액만 남아서 한달에 4~5만원 절약된다.
뭐 처음 12킬로 못 넘기던게 조금 타면서 12킬로는 넘겼으니 조금 나아지긴 한 셈이다.

 

자동이라 연비가 생각보다 좀 안나오는 거 빼곤 만족 dㅡ_-b

2009년 12월 12일 토요일

홀덴의 에코라인 디젤(Holden Ecoline Diesel)

라프디를 사겠다고 마음 먹었던 것은 원래 금년 초였다. 하지만 당시 10년간 타던 감자가 멀쩡한데다 예상 못했던 집안의 반대에 부딪혀 계약을 못했다.

노후차 혜택이 8월인가 끝난다고 했을 때 다시 마음을 먹었지만 연말까지 연장된다고 해서 10년형 나오는 거 봐서 하지 뭐 했다가 결국에 10년형이 발표되고 난 후인 10월말에 차종은 그대로 가고 어쩔 수 없이 수동에서 자동으로 바뀐 차량으로 계약을 했다.

 

애초엔 사게 되면 시보레로 바꾸겠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영업소장님이 서비스로 바꿔주겠다고 했을 땐 다 필요 없고 현금 할인만 받기로 했다.

 

디젤을 사게 되면 무조건 해야되겠다고 생각한 것은 홀덴의 디젤 마크였다.

라프디는 라세티 프리미어 중 고급 라인이다. 거기다 현재 10대가 팔리면 1대 정도는 디젤이 팔릴 정도로 디젤이 인기 있는 차종이다. 아반테나 포르테의 디젤 판매량은 미미한 걸로 알고 있다.

근데 이 디젤의 유일한 문제는 외형상 가솔린과 차이가 없다는 점이다. 1.8이 ID란 상품명으로 나오면서 라세티 뒤에 1.8이란 로고를 붙인 건 2.0 디젤에겐 오히려 차별인 셈이다.

 

디젤과 가솔린의 외형상 구별 포인트는 2가지 뿐이다.

1. 16인치 휠 디자인

 가솔린과 디젤 16인치 휠 디자인이 틀리다. 17인치 디자인은 같다.

2. 배기관

 잘 안보지이지만 가솔린은 가늘고 아래로 보고 있고, 디젤은 굵고 뒤로 보고 있다.

 

배기관은 배기량 때문에 그렇다 치고 전체 분위기 상 디젤의 16인치 휠이 가솔린 16인치 휠과 디자인이 틀린 것도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이 와중에 눈에 들어온 게 저 디젤 마크였다. 이 디젤 마크는 GM 공용이 아니고, 브랜드 중 홀덴만 쓰는 마크다.

 

초록색 사각형이 홀덴의 'Ecoline'이라고 하는 환경 친화 기술을 나타내는 마크로, 뒤에도 디젤 만이 아니고 여러가지가 따라 붙는다.

자, 이제 정체는 파악을 했으니 뒤질 차례다.

 

호주에 지인이 있으면 홀덴 부품상에 가서 좀 구해달라고 하겠지만 불행히도 호주엔 지인이 없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뒤질 수 있는 건 다 뒤지기 시작했다.

사실 검색 작업을 시작한 건 이 로고를 알게 된 금년 초부터로 검색 엔진 뿐 아니라, 각종 해외 차 부품 판매 사이트, 몇번 거래가 있었던 사이트에 질문을 돌렸지만 결과는 없었다.

 

라프 동에 가입해서 뒤져봤지만 모두가 이 마크 예쁜데 구할 수 없을까요 하는 질문뿐 누구도 구했다는 이야긴 없었다.

GM 대우 자동차에 아는 사람이 있으면 홀덴 쪽으로 나가는 차에 부착하는 거 좀 빼돌려 달라고 해보겠지만 아는 사람이 없다.

 

몇달만에 내린 결론은 호주 현지에는 분명 수리 부속 형태로라도 있을 것이니 호주 현지 쪽으로 알아보자 였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차 계약까지 되어버리고, 출고 일자가 11월 말 정도로 정해지자 마음은 급해졌다.

거기다가 추가 검색하던 중 더 골치 아픈 결과가 나왔다.

원래 트렁크에 하나만 있는 줄 알았는데 문 양쪽으로도 붙어있다. 총 3개를 사야한다.

Holden Cruze CD

아무리 뒤져도 안나오던 와중에 우연히 호주 부품상을 하나 찾아내었다.

그쪽에 써진 말 하나가 아주 가슴에 와닿았다.

'가진 게 너무 많다. 인터넷에 올려놓은 거는 10%도 안되니까 필요한 거 있음 물어봐라.'

 

에이, 이젠 지쳤다. 찔러보자.

 

호주는 남반구지만 우리나라와 시간 차이가 2시간 밖에 나지 않는다. 오전에 질문을 보냈는데 몇시간 안되어 대답이 왔다.

'있다, 몇개나 필요하냐?'

@_@;;;

 

처음엔 여벌로 준비해놓을  생각으로 2세트(그러니까 총 6개)를 얘기했다.

'운도 좋다, 재고 딱 그렇게 있다. 인보이스 보낸다'

 

사실 이때까지도 믿지 않았다. 그런데, 인보이스 받아본 순간 입이 딱 벌어졌다.

뭐 일케 비싸??? -0ㅡ;;;

두 세트에 송료 포함한 가격은 거의 14만원이었다. 머리에 문뜩 떠오른 건 한세트 취소할까 하는 생각.

다행히도 클리앙에 한세트 구입하겠다는 분(이분 차는 라프디가 아니다)이 있어 다 구입했다.

 

송금한 후에도 여전히 불안했다. 처음 거래하는데다 호주이고 외국인치고 대응이 너무 빠르다...나 속고 있나???

페이팔로 송금했기에 사기일 경우 처리가 가능해 안심하고 잊어버리기로(과연 잊었을까?) 했다.

항공 우편이 보통 2주 걸리니까 2주만 잊어버리자고 했다.

 

일주일 쯤 지나 집에 갔는데 골판지로 얇게 양면이 대어진 국제 소포가 내 방 앞에 놓여있다. 뭐 산 게 없는데 하는데 눈에 들어오는 글자는 'Austrailia'. 오스트랄라리아~~~~~~~ 오오~~~~~~

방에 들어가자마자 포장을 뜯었다.

마데 인 오스트랄라리아~

처음에 트렁크에 붙이는 거랑 문에 붙이는 거랑 몇번이나 확인하길레 크기 차이 때문에 그러나 했는데 도착한 걸 보니 트렁크는 초록색 사각형이랑 디젤이란 글자가 떨어져 있고, 문에 붙이는 것은 두개가 붙어있다. 그닥 크기 차이도 나지 않는데 뭐하러 따로 만드는지 모르겠다.

전부 마데인 오스트랄라리아로 GM 대우에서 이걸 받아서 붙여서 내보는지 호주 현지에서 차를 받은 뒤 마크만 붙여서 출고하는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장착의 순간~!

트렁크는 위에 보듯 큰 사진이 있지만 문 옆은 아무리 뒤져도 큰 사진이 없었다.

결국에 에라 모르겠다 하고 붙여버렸다.

이것이 내 라프디 오른쪽 궁디~!

지금까지 봐왔던 수많은 디젤 마크 중엔 제일 괜찮은 것 같다.

 

친구 녀석이 몇일전 홀덴 사이트 한참 뒤져보더니 이 참에 홀덴으로 몽땅 갈아보는 거 어떠냐고 하던데...돈이...

 

사실 얼마 전에 같은 곳에서 흙받이 세트를 통째로 사는 바람에 돈이 거덜 났다.

왼쪽이 앞, 오른쪽이 뒤

무신 흙받이가 15만원씩이 넘어가냐? ㅜㅠ 홀덴 홈페이지에서는 장착료 포함 120달러였는데 이것들이 장착도 안해주면서 부품값으로 다 받아먹다니. 흙받이 이거 국내 부품이면 개당 1만원도 안하는 건데...그렇게 따지면 디젤 마크가 훨 비싸다. 다행히 장착은 후배 시켜서 공짜로 했다는.

흙받이까지 장착 완료

혹여나 따로 구하실 분들은 어쩔 수 없이 플라스틱 몇군데 및 범퍼에 구멍을 뚫어야 하므로(설명서에 구멍을 뚫으라고 되어 있다) 주의하고 덤비시라.

 

2009년 12월 6일 일요일

라세피 프리미어 디젤 1차 봉인 해제~

1004km 주파 후 계기판

드디어 1차 봉인 해제입니다.

 

또각또각

 

원래는 오일 한번 바꾸고 1차 봉인 해제할라고 했는데 걍 해버렸다 ㅡ_-;;;

새벽 1시 집에 들어가다 차 없는 뻥 뚫린 도로에서 풀 스로틀 딱 한번 때려봤다. 사실 국산 준중형 최강의 동력 성능이라는 거 느껴보고 싶어 미칠 지경이었다.

 

한가지 문제라면 본 신발 국산 준중형차를 제대로 운전해본 적이 없다, 중형차도 마찬가지.
굳이 사정권 안에 밀어넣어봐야 10년된 17만 킬로 돌파한 원래 애마 레간자, 12년쯤 된 20만 킬로 돌파하고 폐차된 친구의 소나타 3 정도가 다다.
비교 대상이 되어야할 아반떼 HD는 동승 몇번 해본 게 다고, 포르테는 아예 타본 적도 없다. SM3도 주차장에서 차뺀다고 10여m 왔다갔다 한 게 다. 그나마 직접 운전해 가장 오래 타봤던 i30 디젤은 뭐 동네 한바퀴 수준.

 

그럼 더 상급 차종과 어느 정도 따라가는지 비교하라고 할 수도 있지만 더 말도 안되는 상황이 벌어진다.
상급 차종이라고 하면 소3 타던 녀석이 바꾼 튀지 Q270이 하나 있고, 후배 녀석이 구입했던 젠쿱 380GT는 얼마전 수퍼 챠저가 올라가 근 500마력에 달했다 하고.
그 외에는 다 외제차. 것두 좀 비슷(?)하기라도 하면 어떻게 해보지, 주로 두 사람만 타는 차 내지는 배기량이 3천 정도는 우습게 아는 차들 뿐이라니...

 

문뜩 머리에 떠올랐던 게 '차는 역시 수동!'이라는 걸 느끼게 해주었던 구형 M5 수동. 하지만 한때 'Fastest saloon in the world'랑 도대체 뭘 비교하겠다는 건가 OTL

 

그러니깐 모르겠고, 상황 설명만 해보자.
약 80킬로로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기어를 수동 쪽으로 빼자 단수는 무려 5단. rpm은 1500 못 미치는 수준.
다운을 치자 크게 느끼지 못 하는 순간에 4단으로 바뀐다.

바뀐 걸 확인하자 마자 풀 스로틀~!

 

어라, 왜 차가 안가지??? ㅡ_-a
얼러? 하고 다시 계기판을 확인할 즈음 나 이제 간다~! 하면서 달려나가기 시작한다.

 

풀 스로틀 밟고 달려나가기 시작하는 시점이 1초 이내에서 살짝 지연된다. 조금씩 올라가다가 터보가 터지면서 급격히 올라가는, 터보 랙에 의한 게 아니고, 기존 주행 상태를 잠시 유지하다 튀어나가기 시작한다.

 

예전 빔머 XXXXX 3.0 디젤 풀 스로틀 땡겼을 때 '흡~'하고 짧게 들이마신 뒤 나간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라프디는 후으~~~~~~~~~~~~~~~~읍~'하고 크게 심호흡을 한 뒤 나간다.
아무래도 전자식 스로틀의 세팅이 그런 모양이다. 기계식 스로틀에 수동인 레간자의 경우 다운치고 풀 스로틀 땡기면 그 순간 즉각 반응은 오지만 소리만 커질 뿐 차는 아주 느리게 가속된다. 레간자 차체를 끌기에 1.8 DOHC 엔진은 딸린다.

 

라프디는 풀 스로틀 가속에도 빔머에서 듣던 그 '슈르르륵~'하는 흡기 소리나 거친 엔진 소리는 들을 수 없다. 그냥 원래 달리던 상태에서 엔진 소리 조금 더 커지고, 조금 더 빨리 가네 정도의 느낌으로 나간다. 우리 나라 차들도 소리 튠도 좀 하면 좋을텐데...
누군가는 몸이 좌석에 쿡 박힌다고까지 하던데, 이미 속칭 '뿅카'의 맛을 너무 봐서 그런가 그 정도 느낌은 아니다.
가속이 빠른 차지, 가속이 엄청난 차는 못된다. 대신 쭉 빫으면 전혀 꺼리낌 없이 계기판 꺾을 기세로 속도계는 계속 올라간다.

 

차체의 안정감 때문에 속도감이 더딘 것도 한몫 단단히 한다.
직선 주로가 끝날 시점에서 속도는 레간자 대비 약 20km 정도 더 나온다. 속도감은 레간자로 갈 때보다 조금 더 느린 느낌이다. 고속에서의 안정감도 예전 차들보단 우수하다.
라프디 차주들이 뻥 뚫린 고속도로에서 혼자 달리다 보면 어느새 140km 정도까지 도달하여 놀래서 감속한다는 말이 자주 들리는데 거짓말이 아니다.

평균 연비로 보면, 시작 전에 15.8km/l인가 되었는데 터널 하나 통과하며 풀 스로틀 땡기니 13.2km/l로 2km/l 이상 떨어졌다.

애초에 힘이나 연비에 구애받지 않고 탈려고 산 차이기 때문에 이 때를 끝으로 트립을 평균 연비로 쓰는 건 관뒀다. 레간자에서처럼 누적 거리만 보는 걸로 바꿔버렸다.

 

2차 봉인 해제는 5000km 지나면 할 예정인데 뭐, 그땐 추가적인 사용기는 없을 것 같다.

 

안전 운전 합시다~!

2009년 12월 1일 화요일

라프디 고속도로 300km 순항해보기

포항 외근 때문에 고속도로를 약 300km 좀 안되게 주행했습니다. 라세티 프리미어 디젤 고속 순항에 대한 느낌입니다.

 

또각또각

 

기름이 아래쪽 한칸 남았는데 그냥 갈까하다가 단골 주유소가 그리 둘러가는 길이 아니라 들렸다 갔다.
주유하시는 아저씨 이번이 두번째이신데 순간 헛갈려 가솔린 주유기 꽂아버려, '디젤이요'하고 죽어라고 소리치자 아차차 하시며 디젤로 바꾸신다. 맨날 가솔린만 넣던데 습관되어 그렇다며 멋적은 미소를 날리셨다.
이분의 주유 특징은 진짜 주유구 끝까지 더 이상 안들어갈 때까지 밀어넣으신다는 것.

 

주유를 끝내고 남양산 IC로 경부고속도로에 진입했다.
디젤 특유의 딸딸거리는 소음은 약 60km를 넘어서면 들리지 않는다. 정말 딸딸거리는 소리가 없어지는 것인지, 주행 소음에 묻혀 안들리는 것인지 항상 궁금했는데 전자가 맞는 것 같다.


아직 길들이기가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 그렇게 급가속은 하지는 않는데 속도는 확실히 빨리 붙는다.

자동 변속으로 가속하면 천천히 가면 1700rpm 정도에서 변속하고 조금 더 밟으면 2000rpm 수준에서 변
속한다. 변속 충격은 거의 없지만 가끔 움찔할 때는 있다.

120km 정도까지는 1500rpm을 넘어서지 않는다. 추월한다고 조금 밟으니 금방 140km까지 오르지만 rpm은 1500 조금 넘어선다. 6단 기어의 위력이다.
추월을 끝내고 다시 100km 정도로 순항하면 rpm 바늘은 1000rpm 쪽으로 슬금슬금 움직인다.
가속을 위해 수동 모드로 돌리고 한단 다운시켰는데 그렇게 느리게 변속된다는 느낌은 아니다.

무겁긴 해도 준중형 차체에 2000cc 디젤 엔진은 넉넉한 힘을, 아니 국산차로는 넘치는 힘을 가졌다.
거기다 대우차 특유의 고속 안정감은, 이차 아우토반에 올려서 200km 순항해도 되겠는데 하는 생각이
든다.


100km 순항하면 엔진 소음은 거의 없고 주행 소음과 약간의 바람소리만 들려온다. 간헐적으로 사이드 미러에서 들리는 풍절음이 거슬리긴 하지만(라프 고질병 중 하나) 그것 이외에는 큰 불만은 없다.

속도 감응 오디오는 사실 가속할 땐 소리가 커지는 건 잘 모르지만 감속할 때는 확실히 느낀다. 중간 단계로 해놓았는데 볼륨이 한 두서너 단계 자동으로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 것 같다.

스티어링 휠의 직진 추종성은 정말 대단하다고 할 정도다. 칼 같이 맞아있는 휠 얼라이먼트에(새차니까 당연한 건가) 거의 움직이지 않다고 그냥 쭉 직선으로 계속 달린다. 긴 코너를 돌아갈 때도 휠 자체가 원래 위치로 돌아가려는 힘이 느껴진다.
휠은 동심이 아니고, 중심축 대비 위가 약간 크고, 아래가 약간 작다. 그래서, 끝까지 돌렸다 되돌아올 때 손을 대고 있음 손이 위아래로 약간 움직인다.
휠의 한가지 단점이라면 아래쪽에 은색 플라스틱이 대어져 있는데 돌리다 보면 가죽이 대어있지 않은 플라스틱에 손이 닿을 때마다 그립감이 너무 틀려서 잘못 잡은 거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든다. 손에 잡히는데는 재질이 통일되었으면 좋겠다.

 

서스는 뭐 빔머랑 견주어도 될 정도로 맘에 든다. 휠 하우스가 다소 퀭해보이는 것 말고는 좋다. 10년형이 09년형 대비 약간 물러졌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09년 형을 타본 적이 없어 모르겠다.

 

비오는데 달리니 오토 와이퍼가 작동하는데 이거 작동이 좀 멍청하다. 아침에 비가 오고 있어 Key on 돌리니 자동으로 작동하기 시작하는데 시동을 거는 순간 5~6회 최고 속도로 미친듯이 휘젓다가 정상 속도로 돌아왔다. 고장난 줄 알았다.

 

에어컨도 여전히 문제다. 오토로 그냥 쓰면 괜찮은데 중간에 수동으로 돌리려면 기어 레버가 어느 위치에 있던지 방해된다. 특히 송풍량을 조절하려면 팔이 기어에 어정쩡하게 걸려버린다.

수동 모드 변환도 특이하다. 레간자는 수동으로 돌리면 전 모드가 다 그때 세팅된 상태로 다 풀리는데 라프는 하나씩 풀린다. 온도 빼고 크게 실내/외기, 바람 세기, 바람 방향, 에어컨 사용 유무 4가지로 구분하면 하나가 수동 전환되어도 다른 3가지는 그대로 자동 모드다. 다른 것들도 한번씩 수동 조작이 들어가야 수동으로 바뀐다.

 

마지막으로 순항시의 순간 연비는 22km/l까지 찍힌다. 되돌아오는 시점에 찍힌 평균 연비는 17.4km/l.

 

누적 거리 1000km를 넘기는 순간부터 좀 밟아볼 생각인데, 기대된다.

2009년 11월 27일 금요일

부산대학 앞 일식집 '스시미(すし美)'

근처에서 세무사 사무실을 하는 친구 녀석의 소개로 가게 된 곳입니다. 한달에 두서너번 들리는데 음식이 괜찮습니다.

 

또각또각

 

예전 자주 들리던 총 가게가 부산대에 있을 때 몇개월마다 계속 상호가 바뀌는 집이 하나 있었다. 주인이 계속 바뀌는 것 같았다.
그도 그럴 것이 위치가 참 애매했다. 부산대라는 멋진 상권 속이지만 가게가 골목 밖에서 보이지가 않고 쑥 들어가있다. 입간판이 나와있긴 하지만 모르고 지나치기 쉽다.
앞의 공간은 주차장으로 쓰고 있지만 좁은 골목길로 차가 들어와야 하기 때문에 주차가 쉽지는 않다. 좁은 길을 뚫고 들어오면 가게 앞에 2대 정도는 댈 수 있다. 부산대 앞 주차장도 있긴 하지만 여긴 항상 붐비는 곳이라 비추.

위치는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다. 부산대 1번 출구를 나와 앞으로 쭉 가면 조그마한 사거리가 나오고 거기서 좌측 골목으로 들어가다 보면 첫번째 골목 안쪽으로 흰색 건물이 보인다.

 

친구가 간만에 보자며 여기로 오랜다, 아는 후배가 하는 일식집이 생겼다고.

간만에 갔더니 직접 그렸나 싶은 생선 그림에 스시미(すし美)라고 써진 흰색 간판이 보였다. 일식집이라 하기엔 밖에서 봤을 때 흰색 건물이 유럽의 뭔가를 연상시킨다.

 

내부는 그리 넓지도 좁지도 않다. 들어가면 정면에 앉을 수 있는 형식의 주방이 있고, 왼쪽으로는 그 방 같은데 바닥 푹 꺼진 그거고, 오른쪽은 일반 테이블이다. 주방 바로 오른쪽은 바닥에 앉는 방이 있다.

 

구체적인 메뉴나 사진은 아래 블로그 가서 확인하시라.

http://blog.daum.net/hl5bxg/14661913
http://blog.daum.net/andyjjang/8491173
http://blog.naver.com/kes38317?Redirect=Log&logNo=70038010524

 

나름 화려한 과거를 가진 사장 겸 주방장은 얼굴이 딱 간판과 매치가 된다. 직접 그린 건 아닌데 도안을 어디서 따왔다는데 딱 닮았다.

 

우리는 주로 코스 요리를 시켜먹는다. 코스 요리는 회 등 몇가지 요리는 고정인데 재료나 부수적으로 나오는 메뉴는 그때그때 다르다. 고정적으로 나오는 게 우동이랑 닭 샐러드 정도던가?

음식은 일식답게 깔끔하고 재료의 신선함도 느껴진다. 회가 나올 때 같이 주는 씻은 김치가 괜찮다.

 

학교앞 일식집이라고 하면 싼 가격에 싼 재료라고 생각하게 되는데 여긴 적당한 가격에 적당한 재료다. 그러니까 학교앞 치고는 약간 비싼 편이다. 직장인에겐 그렇게 부담 안되는 가격이고.

 

사장이 음악 전공자라 잠시 틈이 생기면 카운터 옆에 있는 피아노 연주를 해준다. 신청곡도 받아준다.

 

처음엔 점심 때도 했는데 낮에는 손님이 없어 낮에는 안하고 저녁에만 연다.

 

더 쓸 말이...

 

 

2009년 11월 21일 토요일

라프디~

2주 먼저 도착한 홀덴 디젤 엠블럼 부착

금요일 저녁 회의가 한참 진행 중에 영업소 소장님께 전화가 왔다. 저녁 6시 이후 도착이라더니 차가 좀 일찍 온 모양이다 싶었다.

차가 4시쯤 도착했고 등록이 가능해서 바로 번호판 달러 갔으니까 내일 오전 10시쯤 찾으러 오란다.

 

월요일 받기로 했다가 빨리 왔으니 입에선 오예~!하고 탄성이 터져나와야 정상일 터인디 머리 속엔 온통 '할부 할부 할부' 으아악 ㅜㅠ

 

10시 조금 넘어 영업소 도착했더니 소장님이 차를 근처 정비 공장에 대놔서 찾으러 가셨다고 조금만 기다리란다. 어쩐지 영업소 주차장에 차대는데 내차까지 총 3대 받았다던데 시승차 2대만 떨렁 있더라.

 

조금 기다리니 하늘색(정식 명칭은 Misty Lake) 라세티가 휙 지나가고, 영업소 뒷문(안으로 차를 넣을 수 있는 문)이 열리고 소장님이 들어오셨다.

밖으로 나가서 내돈으로 산 첫차를 보는 순간~!

 

딸~딸~딸~딸~딸~딸~

 

이 산통 깨는 디젤 소리 OTL. 오랜 기간 포터도 몰았고, 근래에 디젤 SUV 몰 기회도 많았는데 다 남의 차여서 그랬던 것일까? 차 모습이야 뭐 출시 때부터 쭉 눈여겨 봐왔던 거라 색깔 말고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딸딸 거리는 디젤 특유의 소리만이 눈에까지 보이는 것 같다.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하늘색을 다시 봤다. 오오~ 요거 생각보다 괜찮다. 사실 완전 퍼렁색(정식 명칭은 Morocan Blue)을 사고 싶었으나 10년형 되면서 국내 사양에서는 없어져 버렸다. 그 대신에 들어온 빨강색(정식 명칭은 Velvt Red)은 3배 빠를 것 같아서 감당이 안되어 포기했고, 회색(정식 명칭은 Pewter Grey)와 하늘색 사이에서 고민하다, 사람들이 선호하지 않는 하늘색을 골랐다.

계약 후 출근길에 하늘색 한대가 늘 보였는데 그렇게 진한 하늘색이면 별로다, 이걸 바꿔야 하나 하고 늘 생각했는데 다행히도 괜찮았다.

 

소리로 돌아가서, 생각보다 소리가 크다. 새차라 아직 길이 들지 않아 그런 건지 몰라도 근래에 가장 자주 접했던 소렌토R 보다도 외부 소음은 더 큰 것 같다.

안에 타는 순간 '이런 젠장~ 더 크게 들리냐?' 울려서 그런가? 체감 소음은 더 크다. 사람들이 소음보다 진동을 지적하던데 진동은 뭐 10년된 감자 타다 넘어오니 이게 무슨 진동? 할 수준인데 소리는 역시 10년 지난 가솔린과 비교하는 것도 무리인 모양이다.

빔머 XXX와 XXXXX 디젤 몰 때 유리만 내리지 않으면 이게 디젤인지 가솔린인지 모를 그런 정도를 기대한 내가 정신 나간 놈이지.

친구들의 반응은 두가지로 갈렸다.

1. 대우차가 다소 시끄럽고, 디젤인 걸 봐줄래도 이건 좀 그렇네.

2. 디젤이 이 정도면 됐지, 뭘 바래?

i30 디젤과 비교하자면 i30의 경우 아이들 상태라면 신경써서 듣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조용했다. 라프디는...타기 전과 타고 난 후에도 나는 디젤임을 확실히 알려준다.

 

의자는 마음에 든다. 버켓 시트 느낌으로 국산 세단 의자치곤 쿠션감도 딱딱하고 양 옆으로도 단단하게 잡아준다. 재밌는게 뒤로 어디까지 가나 하고 빼봤더니 거의 뒤 의자에 붙을 정도로 빠진다. 내 키가 185인데 손은 스티어링에서 떨어지고, 발도 페달에서 떨어져버린다. 뭐한다고 이렇게까지 뒤로 뺄 수 있게 해놓았는지 모르겠다.

높이 조절이 가능해 레버를 조작하면 1단씩 위아래로 움직인다.그냥 위로 올라간다는 느낌보다는 약간 앞으로 가면서 높아진다. 헤드 레스트도 앞으로 당기면 그냥 앞으로 숙이는 게 아니고 전체적으로 앞으로 당겨온다.

핸들도 앞뒤/상하로 조절이 가능한데 고정 장치를 풀면 한단씩 움직이는 게 아니고 그냥 쭉쭉 움직인다. 이것도 의자마냥 가동 범위가 꽤 크다.

 

하이 루프 스타일이라 내 큰 키에도 전방 시야는 괜찮다.

백 미러는 i30처럼 상당히 커졌고, 대신에 룸 미러는 감자 대비 80% 정도로 작아졌다. 보일 건 다 보이는데 작다. 그 때문에 룸 미러보다는 백 미러를 많이 보게 된다. 룸 미러만 보면 속이 답답하다. 예전 SL55에 앉아서 보던 느낌이 들 정도.

문제는 좌후방 시야인데, 감자 대비 문이 높다. 감자는 문이 어깨 아래에 온다면 라프는 어깨까지 온다. 그래서, 좌우 아래가 많이 가린다. 예전과 같은 길을 가면서 코너를 돌아갈 때 연석이 보였다면 라프는 연석이 다 가려서 안보인다. 돌잔치 때문에 좁은 주차장 길로 들어서는데 무쟈게 불안했다.

그리고, 뒤야 센서가 있으니 그나마 괜찮은데 전방은 끝이 어딘지 감이 잘 안온다. 감자보다 무지하게 짧다는 느낌인데, 여하간 이러다 조만간 한번 긁어먹을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뒷좌석 레그룸이 생각 외로 좁다. C 필러가 쿠페 라인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축간거리가 감자랑 거의 비슷함에도 실내 공간 길이가 다소 좁다. 감자의 경우 내가 편안하게 자리를 잡고 레그룸에 손바닥을 펼쳐보면 손가락이 닿지 않는데 라프디는 손가락 끝이 닿는다.

헤드룸 확보를 위해 뒷좌석이 안으로 밀려들어온 것이다. 트렁크를 열어보면 깊이가 엄청 깊다. 트렁크 크기만은 정말 ㅡ_-b

 

계기판에서 우려했던 것은 RPM이랑 속도계가 살짝 멀지 않나 하는 거하고, 속도계의 숫자가 조금 작지 않나 하는 거였다. 실제로 보니 뭐 다 괜찮다. 스위치 ON시에 엄청나게 많은 경고들이 잠시 떴다 사라지는데 '뭐 달린 게 이리 많아'하는 푸념만 든다.

 

키 꽂는 위치는 괜찮다. 스티어링 컬럼에 붙어있지만 운전자 쪽을 보고 있어 키링을 비춰주는 라이트가 없어도 쉽게 찾을 수 있다. 감자는 키 라이트는 있지만 수직으로 붙어있어 구멍을 찾아야 하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키를 돌렸을 때 ON인지 OFF인지 위치가 어디인지 전혀 표시가 되어 있지 않아 조금 당황스럽다.

 

스티어링 휠은 지금까지의 차들보다 조금 작다. 돌릴려고 하면 약간은 무거운 느낌이 들고 약간만 돌려도 상당히 돌아가는 느낌이다.

잡는 부분이 바깥쪽이 평평하게 된 방식으로 전체가 둥근 걸 좋아하는 내겐 조금 이물감이 느껴진다. 가죽이 입혀져 있어 그립감은 괜찮다. 이 가죽 얼마 안되어 벗겨진 사람들이 많던데 잘 살펴봐야겠다.

 

서스는 뭐 할 말이 없다. ㅡ_-b

타본 국산차 중에는 최고가 아닌가 싶다. 단, 딱딱한 거 싫어하시는 분께는 권하지 않는다.

 

기어는 단순하다. 1자로 PRND 배치되어 있고, D에서 몸쪽으로 끌어당기면 수동으로 조작이 가능하다. 수동 시에는 대부분 차가 그렇듯이 위로 올리면 +, 밑으로 내리면 -다. 빔머는 반대로 하는데 빔머 쪽이 더 맞지 않나 십기도 하다.

쉬프트 노브는 조금 큰 듯하지만 조작해보니 그렇게 불편하진 않다. 높이는 약간 높은 듯 하다. 특히 P로 놨을 때는 에어컨 조작 판넬을 가려서 스위치 몇개가 누르기 힘들어진다.

이것과 비슷한 경우로 운전을 할 때는 괜찮은데 조금 쉰다고 다리를 뒤로 빼서 두면 오른쪽 다리에 에어콘 온도 조절 스위치가 닿는다. 이거 꽤 거슬리는데 다음 모델에선 스위치 크기를 줄이던지 위치를 위로 좀 올리던지 해서 안 닿았으면 한다.

 

유럽차 마냥 라이트 스위치가 분리되어 있다. 희한한 게 스위치의 기본 위치는 꺼짐이 아니라 AUTO다. 고로 주간에 시동을 켤 때 어두운데서 켰다면 일단 라이트가 켜진다. 강제로 끌려면 OFF 쪽으로 돌리면 꺼지는데 끄고서 스위치를 놓으면 다시 AUTO 위치로 돌아오도록 되어있다.

와이퍼는 뭐, 이 차에는 자동 와이퍼가 달렸다. 그런데, 레인 센서 부분의 크기가 너무 크다. 이거 분명 뭔가 다른 게 달리는 게 있는 모양이다.

 

뒷좌석에는 정체 불명의 지퍼가 있는데 이거 유아용 시트를 위한 고정 장치다. 설명서를 읽다보니 뒷좌석 헤드 레스트와 6:4 분할 시트에 대한 관한  설명이 있던데 언젠가는 집어 넣을 모양이다.

 

시동을 걸 때 돼지 꼬리가 사라지길 기다릴 필요는 없다. 처음 ON 시키면 모든 경고등이 켜졌다 꺼질 때 같이 꺼져버린다. 그냥 시동을 걸면 된다.

아직 길들이지 않은 차라 천천히 몰고 다닌다. 딱 한번 추월을 위해 조금 더 밟았는데 무섭게는 아니더라도 빠르게 치고 나간다.

변속 충격은 그다지 없는데 약간 버벅대는 느낌은 있고, 변속 후에 RPM 조정이 조금 더디게 이루어지는 듯 하다.

 

받을 때 5km, 토요일 친구 돌잔치 때문에 이래저래 왔다갔다 하니 벌써 70km를 탔다. 아직 길들여지지도 않은 상태에 자동으로만 다녔는데 시내 주행시 연비는 11.1km, 한적한 국도에서는 17.0km 찍힌다.

 

이제 본격적으로 나랑 살자, 라프디~!

 

 

2009년 11월 12일 목요일

인치업 입문 Ver 1.1

얼마전 후배 녀석 차를 봤는데 시커먼 스틸 휠을 끼우고 있더군요. 어라, 저차 알루미늄 휠이었는데 이게 왜 이렇냐고 했더니 타이어가 찢어져서 스패어를 끼워놓은 거라는군요. 제 차는 스패어도 알루미늄 휠인데 요즘은 원가절감(?) 차원에서 안 그런 모양입니다.
첨 봤을 때 검은 차에 검은 바퀴가 끼워져 있으니 바퀴 없이 가는 것 같더라구요.

요즘 스패어 타이어, 템퍼러리 타이어를 처음 본 건 포르쉐에서였죠. 후드 열고 안에 동그할게 예쁘게 가방에 쌓인 게 있던게 이게 뭔가 하고 까봤더니 타이어가 들었더군요.

 

여하튼 간에 왜 알루미늄 휠을 끼울까요? 그 차이에 대해 알아봅시다.

 

또각또각

 

본 신발 현재 타고 있는 감자 계약 당일 아버지가 같이 가자고 하시는 걸 귀차니즘에 안 갔다. 최초 차종 선택부터 옵션 선택까지 모든 걸 내게 물어보셨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남들처럼 그렇게 꼼꼼하게 했던 것도 아니었고 그냥 한 줄로 요약해버렸다.
"젤 싼 거에서 옵션 하나 더 얹은 거"
그렇다, 그게 지금 내가 타고다니는 감자다. 내가 탈 줄 알았음 몇가지 더 추가하는 건데...이미 10 년전 일이 되어버렸다.

참 훤해서 좋다... ㅡㅜ

다른 거는 모르겠는데 지금 와서 제일 후회하는 건 15"가 아닌 14" 알루미늄 휠을 끼운 것이다. 기껏 해야 1인치, 그러니까 2.5센티 미터다. 원이니까 지금보다 좌우로 1.25센티 큰 건데 그것도 아쉽다. 쌈싸먹을 대우는 왜 이렇게 휠 하우스를 크게 만드냐고, 안 그래도 작은데 더 작아 보이게.

휠만 바꾸면 되는 거 아니냐고 하겠지만 14"는 구멍이 3개고, 15"는 구멍이 다섯개다. 아예 호환이 안된다.

 

그러고 보니 용어부터 바꾸자. 무식하게 알루미늄 휠이라니? 정확히는 'Aluminum Alloy Wheel'이다. 그러니께 알루미늄 합금 휠이다. 그냥 알루미늄으로 휠 만들면 다 찌그러져 버린다. 고로 알루미늄 휠보다는 합금 휠이나 알루미늄 합금 휠 혹은 알로이 휠이 맞는 명칭이다. 짧게 합금 휠이라고 해버리자.

 

합금 휠은 만드는 방법에 따라 3가지 종류로 나뉜다.
원피스, 투피스, 그리고 쓰리피스였으면 기억하기도 쉽고 얼마나 좋겠냐마는 원피스, 투피스, 마지막으로 포징(단조) 휠로 나뉜다. 원피스는 말 그대로 주조로 통짜로 한개로 만든 넘이다. 일반적인 차량에 출고시 붙어나오는 넘들은 전부가 원피스라고 보면 된다.
투피스는 주조인데 2개로 만들어진다. 바퀴 살대가 있는 부분과 타이어를 씌우는 부분으로 만들어지고 이 둘을 볼트, 너트, 리벳 혹은 용접으로 고정한다. 원피스보다 좀 더 가볍게 만들 수 있는데 아무래도 휘기가 쉽다.

뽀샤의 단조 휠

단조 휠은 심한 거는 주조보다 10배 가까이 비싼 것도 있다. 단조란 쉽게 말해 대장간에서처럼 재료를 두드려 만든 것이다. 두드려버리면 내부의 결함들이 뭉개져버리고 단단해진다. 단단하니까 무게를 더 줄일 수 있다. 살대는 단조로, 타이어 씌우는 부분은 주조로 만들어 결합하는 경우가 많다.

 

합금 휠은 아니고 특수 용도로 카본 파이버로 된 휠이 있다. 단조 휠과 비교하면 같은 형태라면 거의 반으로 무게를 줄일 수 있는 이넘은 가격이 단조 휠의 10배 정도. 그렇게 되면 주조 휠의 100배?

 

요즘 들어 마그네슘 합금 휠이 등장하고 있다. 알루미늄 합금 휠보다 좀 더 경량이고 단단하다는 이넘은 가격이 알루미늄 합금 휠의 거의 10배. 1차적으로 비싼 이유는 마그네슘 자체가 알루미늄보다 2배 정도 비싸기 때문인데 가공 관계는 잘 모르겠다. 가공성은 거의 비슷한 걸로 아는데 주조 과정이 훨 복잡한 게 아니고 위험하다. 단거(Danger)~! 고로 바가지보다는 위험 수당이라고 생각하시라.

 

자, 요즘 점점 많아지는 추세인 합금 휠은 왜 끼우는 걸까? 그리고, 같은 합금 휠인데 왜 크기를 더 큰 걸 끼우는 것일까?

 

우선, 통칭 깡통 휠로 불리는 스틸 휠에서 합금 휠로 바꿨을 때의 장점은 뭘까?
1. 경량화
2. 열전도율 상승에 의한 브레이크의 과열 감소
3. 고속 주행시 펑크가 났을 때 찌그러질 확율 적음

 

경량화부터 보자.
깡통 휠은 보통 철판을 프레스로 찍고 부분부분을 용접해서 만든다. 합금 휠은 위에서도 말했듯이 기본은 주조한 휠이다.
보면 알겠지만 깡통 휠들은 철판이고 합금 휠들은 통짜 덩어리다. 이렇게 통짜인데도 합금 휠이 가벼운 걸 보면 철이란 게 얼마나 무거운지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준다. 이런 통짜임에도 합금 휠은 같은 크기의 깡통 휠보다 몇 킬로는 가볍다.

브레이크의 열전달이 빨라야된다 이말이지~

열전도율은 알루미늄이 철의 2배 정도 된다. 열전도는 단면적이 넓을수록 유리하기 때문에 두꺼우면 열전달이 더 빠르다.

 

찌그러지지 않는다는 것도 일단 강도로만 봤을 때는 깡통 휠이 튼튼하다고 봐진다. 근데 합금 휠은 앞에도 말했듯이 통짜이기 때문에 휘어질 확율이 적다. 깡통 휠을 그 정도로 두껍게 만든다면 무게는 엄청나겠지만 절대 찌그러질 일이 없다. 아스팔트가 파이면 파였지 찌그러지거나 휠 일은 없다.

사실 그 두꺼운 합금 휠도 충격을 받으면 찌그러진다. 오래된 휠들의 휠 밸런스를 보게 되면 눈으로는 멀쩡해도 엄청나게 틀어져 납 추로 범벅이 되는 경우가 있다. 뭐 싸구려 합금 휠의 경우 찌그러지기보다는 그냥 깨져버리는 일이 많다고도 한다. 뭐 차라리 깨져버리면 못 쓰는 게 눈으로 드러나니 더 좋을 지도 모르지만...마음은 아프겠지.

얼마전에 외국 뉴스 보니 경찰로부터 도망 중인 레인지 로버 한대가 타이어 네짝이 다 터지고 난 후에도 휠만 가지고도 계속 도망친 걸로 보아 좋긴 좋은 모양이다.

천하무적 깡통휠~!

뭐 녹 피는 측면으로 봤을 때도 깡통 휠은 색이 벗겨지거나 하면 녹이 피지만 합금 휠은 거의 그런 일이 없다. 근데 아직 휠이 녹 피어서 내려앉았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다. 폐차할 때까지도 휠은 멀쩡하다. 끌량 스뎅핏님이 튼튼한 것을 증명해보이는 실질적인 증거 되겠다.

 

보통 합금 휠을 끼울 때 기본 휠보다 더 큰 것을 끼운다. 거의 모든 여자들이 허리 인치 다운을 원하고, 남자들도 점점 인치 업이 되어가는 것에 대해서는 좋아하지 않는데 왜 휠만은 인치 업을 하려하는 것일까? 그 효과는 무엇인가?


1. 그립력 향상(조향력 향상)
2. 제동력 향상
3. 서스펜션이 약간 딱딱해지는 효과

정도이다.

 

깡통 휠 -> 합금 휠로의 변경의 경우 같은 인치라면 위의 3가지 장점만 기대할 수 있지만 인치업을 해버리면 위의 3가지 장점과 밑의 3가지 장점이 고스란히 합해지지 않는다.

 

1. 경량화
같은 14" 깡통에서 14" 합금일 때가 경량화지 15", 뭐 심하게는 18"도 끼우던데 이렇게 가면 경량화는 별 의미가 없다. 초경량 휠이라고 부르는 것들도 실제 깡통 휠에서의 무게 감소는 2~3kg 정도라고 한다. 물론 구동 부품이기에 1kg의 경량화가 차체 10kg의 경량화와 맞먹는다고 하긴 하는데...
인치를 계속 키우면 휠 무게는 어째도 작은 거보다는 무거울 것이고 경량화 효과는 감소한다.

 

2. 그립력 향상(조향력 향상)

카니발 순정 15"

카니발 오즈 17"

휠 크기를 키우면 땅에 닿는 면적이 큰 타이어를 키우게 되니 당근 그립 옹의 힘이 강해질 수 밖에 없다. 닿는 면적이 크다보니 코너에서의 심하게 돌려도 쏠림도 덜하다. 그리고, 땅바닥을 잡고 있는 그립 옹(griphus™)의 힘이 크다보니 방향을 바꿀 때도 더욱 확실하게 움직인다. 캬아~ 이거 좋은데 하겠지만 닿는 면적이 크다보니 운전대가 무거워 지는 느낌이 올 것이고 무엇보다 구름 저항이 커진다. 바퀴가 굴러갈 때 닿는 면적이 커지니 당근 굴러가는데 대한 저항인 '구름 저항'도 커지는 것이다. 고로 연비에는 안 좋다. 부수적인 효과로 닿는 면적이 넓어짐에 따라 노면의 자잔한 돌멩이 밟는 느낌까지 차체를 타고 전해질 수 있다.
뭐 엔진 성능이 충분히 따라주는 상태라면 그립 옹이 충분히 힘을 발휘하는 상황에서 더욱 더 확실히 치고 나가게 된다.

써놓고 보니 이건 인치업의 효과라기보다는 광폭 타이어의 효과가 맞다.

 

3. 서스가 딱딱해지는 효과
휠이 커지면 타이어의 옆부분 림은 작아진다. 이 작은 림을 지키기 위해서는 더 큰 압력을 타이어에 주어야 한다. 왜냐고? 그렇지 않고 물렁거리게 되면 심하게 튀면 바로 휠을 찍어버려 못 쓰게 된다. 물론 서스펜션이 딱딱한 걸 좋아한다면야 상관 없지만 차가 어느 정도는 통통 튀게 되므로 이것도 고려 대상이다.

1, 2번이 같이 나쁜 효과를 발휘할 때도 있다. 동일한 엔진 성능이라면 가속이 느려진다. 휠이 무거운데다 구름 저항이 커져버리니 최초 출발 시에 둔한 느낌이 들고 전체적인 가속 성능이 저하된다. 고로 연비가 떨어지게 된다.
휠이 무거우니 다른 문제가 있다. 제동력이 떨어진다. 브레이크가 밀린다는 느낌이 들 수 있다. 휠은 무거운데 브레이크는 같은 힘이니 힘이 딸리게 된다. 이건 그립옹의 힘이랑은 상관 없다.

자, 이제 깡통 휠 -> 합금 휠 시의 장단점, 인치 업 시의 장단점을 누구나 알기 쉽게 아주 잘 설명해 주었다.

아반테 순정 14"

아반테 XD 사제?? 16"

근데, 사실 사람들이 저렇게 하는 이유는 위의 여러 조건을 고려한 것이 아니다. 대부분은, 거의99.9% 이상의 사람들은 뽀대 면에서 휠을 바꾼다.
이렇게 암 생각 없이 뽀대만 고려하여 바꾸기 때문에 장점은 장점대로 안나오고 단점만 디립다 부각되는 것이다.

단점이라 함은 과도한 인치업에 의한 급격한 연비 하락, 전체적으로 둔해진 차, 나빠진 승차감, 휠하우스랑 싸우기 등등 하나둘이 아니다.

업체에서는 모른 척 부추기는 곳도 있다. 일단 끼우고 나면 중고이기 때문에 항의해도 모른 척 하고 바꿔주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본 신발이 추천하는 다른 세팅 변경 없이 할 수 있는 인치 업은 기존 순정에서 1" 정도의 업이다.
이 정도라면 큰 무리 없이 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주위에 물어봐라. 다들 미쳤냐고 할 거다. 본 신발은 원래 감자가 15"까지 나왔기 때문에 16" 업을 생각했는데 다들 할 거면 17"는 하라고 꼬셨다. 2"도 크게 무리는 없다고 하던데 휠 + 타야 값이 150만원 정도 되었기 때문에 포기했다.
생명과 직결된 거라서 싸구려 휠은 쓰기 싫어 오즈로 할랬더니 답이 안나왔다.

 

인치 업을 제대로 하려면 휠/타이어뿐이 아니고 댐퍼, 스프링에 브레이크 변경도 고려해 봐야 한다. 튜닝이란 게 어느 부분만 해서 되는 게 아니고 다른 부분과의 조화가 되야 하는 것이다.


적절한 비유일지 모르나 여자들이 숨쉬기 힘들어도 멋 때문에 꽉 끼는 청바지를 입듯이 약간의 불이익을 감수하더라고 멋을 내겠다고 하면 할 말 없는 거 아닌가?

 

차에 미쳐있는 한 선배가 했던 말로 마무리 한다.

"튜닝(Tuning)의 끝은 순정/노말(Normal)이다"

이 말은 튜닝해봤던 사람이면 누구나 한다.

 

마지막으로 이번 강좌는 어디까지나 금속학적 관점에서 본 것으로 튜닝 관점에서 보면 약간 차이가 있을지 모른다.

2009년 11월 4일 수요일

홀덴 클린 디젤(Holden Clean Diesel)

 

홀덴의 클린 디젤 엠블렘이다. 크루즈를 위해 새로 나온 것은 아니고 기존에 홀덴에서 쓰던 거다.

 

11월말이면 새 애마가 될 라프디를 위해 미리 구해 놨다. 초록색 사각형이랑 떨어진 게 트렁크 용, 붙은 게 문 용이다.

보낼 때 포장이 좀 지저분해서 원래 포장들이 대부분 찢어져버리긴 했지만 뭐 어차피 꺼낼려면 벗겨야 할 거.

 

이제 가솔린과 구분할 수 있는 포인트가 생겼다. 거기다가 내가 국내 최초일 것이라는 자신감까지!!!

 

이럴 땐 수학 못하고 영어라도 좀 했던 게 잘했다 생각한다. dㅡ_-b

2009년 10월 30일 금요일

F430 스파이더 잠깐 탑승기

저번에 탑승기의 썼던 쿠페는 이미 팔려버려가 버렸다.

다른 분의 스파이더에 잠깐 탈 기회가 있었다. 요게 예전 쿠페보다는 좀 더 고급 옵션이다. 기본 CCM 브레이크에, 가죽 시트도 디자인도 틀리고, 쿠페에선 플라스틱이던 부분이 카본으로 바뀌어고.

일단 눈에 꽂혔던 거는 실물은 첨 보는 CCM(Carbon-Ceramic Composite Material) 디스크. 말로만 듣던 세라믹 디스크 패드는 참 오묘했다. 꼭 주물 잘못 떠서 군데 군데 떨어져 나간 것처럼 표면이 평활하지 못한 게 정말 희한. 그러고 보니 그렇게 표면에 구멍 투성이니 일반 디스크처럼 슬로팅이나 드릴링은 필요없겠더만.
세라믹 디스크의 경우 일정 온도로 가열해야 제 성능이 나와서 가열장치가 따로 붙어있는 걸로 아는데 직접 손대보고 싶은 거 간신히 참았...

승차감은 전에도 말했지만 생각 외로 좋다. 물론 세팅에 따라 조금씩 틀리긴 하지만 지금까지 타봤던 일체형 서스의 그 뇌가 덜덜 떨릴 듯한 그런 승차감은 아니다. 뭐 좋다는 것도 일체형이나 단단한 종발이 타입에 비해 좋다는 거지, 국내 H사의 물렁한 서스처럼 좋다는 얘긴 아니다.

안에서도 느껴지는 진동이랑 소음은 뭐 쿠페랑 거의 동일하다.
이게 시동 걸 때 빵 하고 한번 터지는데 그 때문에 연세 많으신 어르신께서 야단을 치신 적이 있다고 하더만. 차를 이상하게 개조했다고. 원래 그런 건데... ㅡ_-a

 

뚜껑이 제대로 열린 건 이 차가 첨인데 생각 외로 느낌이 좋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는 표현처럼(응?) 넓은 지붕에 손바닥으로 가리면 안 보일만큼 열리는 선루프와는 비교가 불가다. 해운대 바닷가를 달릴 때 한참이나 건물들을 올려다 보고 있었다.

바람도 생각 외로 머리 끝에만 살짝살짝 와닿을 뿐 엄청나게 느껴지진 않는다.

이 차도 458 이탈리아가 나오면서 매물로 내놨고 곧 없어질 예정이다.

F430 쿠페 잠깐 탑승기

보기만 보고 타보진 못했던 앙앙이(엔진이랑 배기 소리가 하도 앙앙거려서 붙인 별명)를 한번 타보게 되었습니다.
저녁을 먹으러 가려는데 사람 7명에 차는 그렌져 TG 랑 앙앙이 두대. 이때 친구들의 한마디.

'야, 제일 긴 니가 앙앙이 타~!'

선택의 여지는 없더군요. 걍 편한 차 타고 싶었는데... ㅡ_-;;;

이렇게 앙앙이 주인장이랑 겁나 빠른 차 타보는 건 저번 뽀샤 이후 첨인 것 같습니다.

또각또각

순정 그대로

위쪽을 향해 붙은 문고리를 열면 문이...옆으로 열린다. 그렇다. 이넘은 걸윙 도어가 아니다.

문을 열면 겁나 빡빡해보이는 버킷 시트가 할롱 하고 반긴다. 그다지 편해보이지 않는 의자지만 쿠션감은 그리 없어도 몸을 딱 잡아주는 게 차에는 어울린다.

전체가 가죽으로 덮혀있고 빨간색 실로 박아진 인테리어는 나름 있어보이지만 빔머나 빤쓰에서 봤던 안락함 같은 건 그다지 느껴지지 않는다. 오직 '달리다 죽자'라는 느낌만 전해올 뿐이다. 조수석 오른쪽 송풍구 밑의 금속으로 박혀진 F430 어쩌고 써진 플레이트는 어딘가 어울리지 않는다.

타자마자 눈에 들어온 거는 만들다 만듯한 느낌의 선바이저. 이미 해가 떨어진 저녁에 그게 왜 눈에 들어왔는지 모르겠는데 정말 만들다만 느낌이었다. 두꺼운 철사로 된 뼈대에 그냥 가죽 한판 붙여논 느낌.

조수석 밑에는 발을 놓으라고 은색으로 만들어진 발판이 있다. 이 발판이 유용한지는 잘 모르겠는데 중요한 게 하나 빠져있었다.

보통 승용차는 조수석에 문 위 쪽이나 A 필러 쪽에 손잡이가 붙어있다. 근데 이넘은 없다. 위의 사진에 보듯이 문에만 손잡이가 있다. 이게 원체 손잡이에 익숙해있다보니 가속을 해서 겁이 날 때 나도 모르게 허공을 휘젖게 되었는데 저 손잡이에 의지하려니 어딘가 자세가 나오지 않았다.

자, 이제 달리기.


타자마자 짜증을 내게 한 것은 바로 소음이었다. 이 차는 딱 2군데 손을 대었는데 머플러와 휠 이었다. 휠은 원래 18"를 20"로 교체했던가 그렇고 머플러는 통째로 교체했다.

새신발

머플러의 경우 오리지날의 배기음이 너무 날려서, 모두들 풀배는 예초기 소리라고 욕했었는데 TUBI 로 바꾸고 나니 제법 들어줄만은 한데 좀 더 시끄러워졌다.
터보 단 차들이 터보가 터지는 2000rpm 정도 넘어서 시끄러워지는 것에 반해 이넘은 아이들링 상태에도 어느 정도 소리가 나고 창을 여나 닫으나 별반 차이가 없다. 그도 그럴 것이 뒤를 돌아보면 눈에 들어오는 것 겁나 큰 엔진~!
덕분에 rpm에 따른 진동까지 의자로 그대로 타고 들어온다. 일부러 그렇게 만든 것인데 뽀샤에서도 없었던 느낌이라 좀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서스펜션은 예상 외로 부드럽다. 부드럽다고 해서 그렌져의 심하면 멀미할 정도도 아니고, 빔머의 과속 방지턱을 그냥 넘으면서도 그다지 출렁대지 않는 그런 느낌도 아니고 여하간 부드럽다. 페라리하면 서스펜션이 머리가, 뇌가 흔들릴 정도로 딱딱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렇지가 않다. 서스펜션에 따라 모드는 없고 기어 모드에 따라서 조정되는 것 같다는데 자세한 건 모르겠다. 그러고 보니 내가 탄 말 어떤 모드였는지도 모른다. ㅡ_-a
친구 녀석 말이 레인 모드(비올 때 모드)로 타면 승용차 정도의 느낌이라던가?

가장 궁금한 가속감~!
한마디로 죽인다~! 더 할 말이 없다.
주차장에서 식당까지는 해운대 호텔 앞 도로로 차도 많고 설사 차가 없더라도 길이 구불구불해 가속하기에는 그다지 좋지가 않다. 하지만 겨우 10~20 미터의 공간에서만 가속을 하더라도 손잡이부터 잡게 될 정도로 무섭다. 앙앙 되는 엔진음과 의자를 타고 들어오는 진동에 더해 겁을 잔뜩 먹고 속도계를 보면 겨우 50킬로 될까말까. 그러나 그 짧은 구간에서 치고 올라오는 힘은 무섭다. 온몸이 느낀다고나 할까?
너무 무서워서 가속할 때는 앞만 보고 몸만 지탱하다 좀 안정이 되어 계기반 쪽을 보면 기어는 끽해야 2~3단 간신히 들어가고 rpm은 4~5천 정도인데 정말 무섭다. 소리는 rpm이 올라간다고 해도 기본 소리가 어느 정도 있기 때문에 그렇게 커진다는 느낌은 안든다.
예전 뽀샤 때 배틀이 벌어질 때도 타고 있었는데 그때 느낌은 상대도 안될 정도로 무섭다.

자, 잘가는 차는 잘 서야 하니 브레이크 감.
돌이라는 생각이 딱 든다. 달릴 때는 무섭게 치고 나가다가 브레이크를 밟으면 갑자기 돌덩이로 변한다. 급가속, 급감속을 해 볼 구간이 없어 땅에 꽂힌다는 느낌은 없지만 운전자를 의식하지 않고도 브레이크를 밟았구나 하는 느낌이 확 올 정도로 확실하다.

주차할 때 한가지 문제가 있었다. 차체가 원체 낮은 것도 문제인데 복병이 하나 더있었다.

차 뒤를 보면 이상한 핀들이 여러개 나와있다. 디퓨저라고 해서 뒤로 흐르는 공기 흐름을 원활하게 해주는 부분인데 양 끝쪽으로 뻗어나온 부분이 내부의 핀들보다 길다. 뒤로 주차를 하니 다른데는 괜찮은데 차체보다 더 낮게 내려온 이 부분이 주차장 방지턱에 닿는 거였다.
식당 주차장에서도 내려서 잠깐 한눈 파는 새에 주차하는데 뭔가 빠직하고 플라스틱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제서야 디퓨저 생각이 났다. 차를 보니 디퓨져 양 끝부분이 방지턱에 올라가 버린 상태. 나중에 빼서 보니 다행히 부러지거나 하진 않았다.

내릴 때는 문 안쪽의 노브를 위로 들면 열린다. 유리가 살짝 내려오면서 문이 열리는데 원체 시트 포지션이 낮다보니 내릴 때 어딘가를 잡지 않으면 일어나기가 좀 힘들다.

돌아올 때는 사람이 한명 줄어서 술 된 후배 대신 그렌져를 내가 몰았는데 어찌나 편하던지. ㅡ_-b

총평

장점
1. 역시 가속감 짱 dㅡ_-b
2. 브레이킹도 짱 dㅡ_-b
3. 디자인 짱 dㅡ_-b

단점
1. 아, 시끄러~(이 부분 때문에 본 신발 돈 있어도 이 차는 안산다)
2. 사람들 다 쳐다본다(아, 부끄...)
3. 주차장이라도 아무데나 차 대어놓고 가기가 좀 그렇다

2009년 10월 15일 목요일

British Army P1937 Small Pack

군장품으로는 간만에 해보는 구매 대행이었다.

친구 녀석이 일본 잡지를 보다가 대뜸 들이밀면서 '이거 구해와'라니 -0ㅡ;;;

 

그 물건은 영국 육군의 P1937 개인 장비에  포함되어 있는 작은 가방이었다. 크기에 따라 대형과 소형이 있는데 생긴 건 거의 똑같고, 대형은 대낭 대용이고, 소형은 조그만 가방 수준.

 

2차 대전 당시 영미를 주축으로 한 연합군 장비는 실물이 너무 흔해 그다지 비싸지 않다. 이것도 예외는 아니었다. 쓰지도 않고 그대로 창고에서 꺼낸 물건이 6만원선.

 

녀석이 꼭 진품을 가져야할 필요는 없으니 깨끗한 물건으로 싼 걸 구하기로 했다.

실물은 대부분 1940년대 생산품으로 가격이 오락가락 했는데 1954년 생산된 벨기에군의 것이 가격이 2만원 정도로 쌌다. 앞뒤로 고정용 끈 2개가 더 달린 거 빼면 진품이랑 똑같다고.

 

녀석이 본 사진에는 색이 거의 사막색 정도로 나왔는데 실제 온 것은 옅은 초록색에 가까웠다. 그게 나름 고객 불만이라고나 할까?

재질은 당시 군장품에 흔한 캔버스. 버클들은 50년의 세월이 지난데도 불구하고 깨끗했다.

British Army P1937 Small Pack

뒷면 양쪽이 어깨끈 연결하여 배낭으로 쓸 수 있게 해주는 부분이고, 가운데 끈은 뭔가 다른 걸 고정하는 것이다. 가운데 끈은 영국군 거에는 없는 거.

옆에는 가방으로 맬 수 있게 고리가 있다. 어깨끈이 같이 들어있는데 사진에는 빠졌다.

바닥의 고리는 양쪽 어깨로 맬 때 어깨끈이 연결되는 부분이다.

열면은 저렇게 내용물이 쏟아지지 않게 작은 덮개가 있다. 앞면 중간의 끈도 영국군 거에는 없는 거.

안쪽은 그냥 통짜가 아니고 뭔가를 구분할 수 있는 칸막이 같은 게 있다. 좌우만 고정되어 있고 아래는 고정되어 있지 않다.

가방 뚜껑 안쪽에 제조처로 보이는 글자와 1954년이라는 글자가 찍혀 있다. 무려 55년이나 지난 가방치고는 정말 깨끗하다.

얼마냐기에 얼마전에 지난 생일 선물이라고 그냥 줘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