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15일 목요일

텅 C

흐음, 브라 와이어에 대한 거라면 형상 기억 합금으로 한판 더 할 수도 있겠지만...그렇게 되면 거의 18금 내용으로 갈 지도 모르기 때문에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이건 손바닥 하나에서 만든 텅 C

또각또각

 

회사가 철 공장인 관계로 이런 저런 철들을 많이 다루는데 대부분 '스뎅'이라고 부르는 스테인레스 스틸이지만 이 스뎅을 가공하는 재료로 텅스텐 C가 쓰인다.

다이스라고 부르고 사진처럼 생겼다 껍데기는 강철이고 내부에 텅스텐 C로 된 팁이 들어있다

영문으로 약자를 정확히 적으면 WC(화장실 표시와 동일함)가 된다. 화학 기호라고 해야 맞을려나? 약자를, 화학 기호를 풀어서 영어로 제대로 읽으면 텅스텐 C가 아니고 텅스텐 카바이드(Tungsten Carbide)다. 근데 뒤에 C는 그렇다치고 어떻게 텅스텐이 T가 안되고 W가 되었느냐.

다이스 내부의 초경 팁 가공 전

원래 주석 광석에 텅스텐 광석이 섞여 들면 슬래그(slag : 쉽게 말하면 쓰레기)처럼 못쓰게 되었기 때문에, 욕심 많은 늑대에 빗대어 원광석을 Wolframite라 부르게 되었고, 이 원소를 Wolfram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여기서 W라고 나온 듯 하다. 그러다가 1755년 A.크론슈테트에 의해서 tungsten이라고 명명되었다. 스웨덴어로 무거운 돌이라던가? 뭐 지가 잘 났다고 그냥 쓰던 거 두면 되지 바꾸냐고.

텅스텐은 지금의 용광로로는 녹이지 못한다. 가장 고온의 용광로가 2,000도라던가, 2,500도라던가? 궁금하면 포스코로 문의하시길.

텅스텐은 무려 3,387도에서 녹는다. 정말 독한 놈이다.

 

덕분에 텅스텐은 녹여서 바로 뭘 만들지 못하고(애초에 녹일 수가 없으니 만들 수도 없지) 고온에서 분말로 만들어서 그 분말을 원하는 모양의 용기에 일종의 본드와 같이 넣어 고온, 고압을 가하면 필요한 형태로 굳어버리게 만든다. 본드 성분으로 코발트가 쓰이며 중량 비율로 6% 정도까지 쓰인다. 이런 것들을 소결(sintering : 고온 고압으로 가공하는 공정을 뜻하는 일본어인데 달리 번역이 불가능해 그냥 그대로 쓰인다) 초경 합금이라고 부른다.

 

그럼 초경합금이란 도대체 뭐냐? 초경량(超輕量) 합금의 줄임말인가? 아니다. 여기서 초경(超硬)이란 겁나게 강하다는 뜻이다. 보석 중에 가장 강한 것이 다이아몬드라면 공업용 재료 중에 가장 강한 것이 초경합금이다.

 

근데 이 비싸다(?)는 재료가 우리 공장엔 원체 흔하게 쓰이다보니 그다지 고급으로 취급받지는 못한다. 귀해야 귀하게 취급받지 귀해도 흔하면 귀하게 취급받지 못한다. 조폐 공사에 근무하면 돈이 돈으로 보이겠나, 제품으로 보이지. 돈이 돈으로 보이는 순간...당신은 조폐 공사 직원이 아니고 도둑이 된다.

 

예전에 무슨 시계 회사에서 텅스텐으로 손목 시계를 만들었다며 스뎅보다 훨씬 튼튼하다고 자랑하며 광고를 했었다. 근데 난 그 회사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모르겠다.

 

스뎅의 비중이 7~8정도, 텅스텐은 19나 된다. 뭔 얘기냐고? 같은 부피면 텅스텐이 스뎅보다 거의 3배가 무겁다는 이야기다. 암만 튼튼하다고 해도 같은 크기에 3배나 무거운 시계를 차려는가?

 

지금 차고 있는 올 스뎅 시계도 무거워 비싸도 올 티타늄 시계를 사려는 판에. 시계 갖고 망치질 할 일 있나? 아님 무기로 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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